[이데일리 정다슬 강신우 기자] 여야가 24일 지율스님 단식농성 때 보인 행보를 놓고 각각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겨냥했다. 지율스님이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를 중단하며 단식했던 2004년, 문 의원은 노무현정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었고 박 대통령은 제 1야당 대표로 여야의 입장이 뒤바뀐 상태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야당이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지율스님이 단식을 할 때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사람 목숨이 중하다’, ‘가슴 아픈 이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냐”며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만나주길 촉구했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들은 42일째 단식 중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와 대통령의 만남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사흘째 농성 중이지만,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법은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유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상처받고 절규하는 국민을 외면하고, 자신의 약속마저 저버리며 외면하고 무시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광화문 광장에서 엿새째 단식을 하고 있는 문 의원을 겨냥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문 의원은 지율스님의 단식을 돕는 시민단체를 향해 ‘단식 중단에 나서야지,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냐”며 “이랬던 분이 정권이 바뀌자 여야 합의는 내팽개치고 단식을 주도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바로 현재 문재인 의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당시 100일째 단식 중이던 지율 스님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단식 중단을 설득한 바 있다. 문 의원은 지난 19일 당시 37일째 단식 중이던 김 씨를 찾아가 “내가 대신 단식할 테니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그 옆에서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권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는 문 의원이 ‘세월호 파행’을 주도적으로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안없는 비판과 강경투쟁, 단식을 중단하시고 정치에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