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업황 부진에 그룹 내 홀로 '신저가'

  • 등록 2014-03-23 오후 2:02:46

    수정 2014-03-23 오후 2:02:4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그룹 내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본업인 정유부문의 부진에 석유화학부문의 증설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면서 신저가까지 내렸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15.00% 하락했다. 지난 20일에는 11만7000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자료=마켓포인트
수익률 하락세는 다른 SK그룹과 비교했을 때도 눈에 띈다. ‘싸이메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전장을 내민 SK커뮤니케이션즈(066270),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신성장사업 동력을 찾는 SK네트웍스(001740), 백신회사로서 성장세가 기대되는 SK케미칼(006120) 등은 올해에만 20% 넘게 올랐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통신장애, 영업정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SK텔레콤보다 하락 폭이 컸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정유부문의 부진 탓이 컸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 연초 배럴당 109달러이던 두바이 원유가는 103달러 수준까지 내렸다. 정유업체가 1000만~2000만배럴 정도 비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 압박 수단으로 원유가 약세를 활용해왔던 만큼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원유가 약세가 길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최근 5년 동안 최고치일 정도로 감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유가 약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상쇄할 만한 비정유부문의 성장세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라자일렌(PX)가격이 전분기 말 1406달러에서 1분기 말 1128달러로 급락했다. 인천공장 등에 PX 설비를 늘리기 위해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글로벌 PX 신규 증설도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또한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S&P는 지난 18일 “지난해 석유정제부문 수익성이 약화한 데다 올해 수익성 회복이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PX 과잉공급 관련 우려와 2분기 고도화 설비 정기 보수 등으로 상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당분간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R) 0.7~0.9배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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