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재무지표 개선에도 장기 신용등급 제자리 '왜?'

운전자본 변동성 크고 경영권 문제 여전 '평가'
  • 등록 2013-06-18 오전 9:15:00

    수정 2013-06-18 오전 9:15: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재무지표 개선에 힘입어 단기 신용등급이 올랐다. 하지만 장기 신용등급은 변동이 없었다. 운전자본 규모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과 경영권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1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한 단계 올렸다. A1은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할 때 평가하는 단기 신용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이번 단기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는 총차입금 감소와 잉여현금흐름 개선 등 재무지표 개선이 뒷받침됐다.

별도기준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046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반면 순영업자본 투자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3441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1376억원) 2010년(-2088억원) 2011년(-2359억원) 등 지난 3년 동안 마이너스대를 기록하다가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현금성자산 보유액도 2228억원으로 증가하며 유동성이 개선됐다.

차입금 역시 대폭 줄었다. 총차입금이 2011년 4190억원에서 지난해 316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EBITDA 대비 부채 비율은 1.5배로 전년(2.9배)보다 개선됐다. 현금성자산의 증가로 순차입금 역시 793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이런 재무지표 개선에도 장기 신용등급은 ‘A+(안정적)’를 유지했다.

문제는 운전자본 개선 가능성이었다. 군수 항공기 연구개발과 민수 항공기 부품제조 등을 담당하는 업체 특성상 프로젝트에 따라 대규모 개발비가 투입될 수 있다. 또한 수주 성격마다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회수 시기도 다르다. 노재웅 한신평 연구위원은 “프로젝트를 다양화해 운전자본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문제도 변수다. 현재 한국정책금융공사는 KAI의 지분 26.41%를 보유, 민영화로 공적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8,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하나의 기업만 입찰에 참여해 무산됐다. 공사는 다음달 중으로 다시 공개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삼영 나이스신평 기업평가1실장은 “보잉과 부품 수주 계약을 맺는 등 민수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현금흐름과 수익성 등 재무지표가 개선될 경우 이를 반영해 신용등급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참여해 제작한 최초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K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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