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은 주력 판매차종을 일본이 아닌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입해 오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의 대형 모터사이클 등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차종도 브랜드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작년 12월 출시한 신형 어코드를 3250만~41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판매를 개시한 시점인 작년 12월초 엔-원 환율은 1310원대에서 지난달말 1120원대로 하락하며 엔저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가격은 변동이 없다.
일본 수입차 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관세인하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주력 차종을 미국 공장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엔화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미국산 수입 전략’은 빛을 보기도 전에 오히려 엔저의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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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혼다코리아는 엔저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모터사이클의 가격도 조정하지 않고 있다. 혼다의 소형 모터사이클인 125cc이하 스쿠터는 현재 태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입하고 있고, 골드윙 등 대형 모터사이클은 전량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대형 모터사이클 ‘골드윙 F6B’은 지난 3월 국내에서 3150만원에 출시됐지만 엔저에 따른 별도의 가격인하는 없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대형 모터사이클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엔저에 따른 가격인하는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가격을 갑자기 낮추게 되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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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요타 렉서스의 경우 일본생산 물량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부 편의사양을 빼고 500만~600만원 낮춘 ES300h의 엔트리급 차종을 출시하는데 그쳤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역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가격인하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일본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전 차종을 일본에서 들여온다면 일률적인 가격조정이 쉬울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면서 “환율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가격을 내렸다가 엔화 환율이 다시 급변하면 가격을 재차 올릴 수도 없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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