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이제부터 진검승부다"

유럽·일본·중국 등 경쟁 심화
원자재 가격 상승 수익성 하락
  • 등록 2010-05-04 오전 9:42:19

    수정 2010-05-04 오전 9:42:19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보루인 해외 플랜트 부문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한국을 견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주를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높은 마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건설이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해외 건설 수주액은 28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전년 동기대비 230% 증가했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올해 목표액 600억달러의 47%, 해외건설협회 목표액 740억달러의 38%를 연초에 달성한 것이다.(2007년 398억불, 2008년 476억불, 2009년 491억불)  
 
하지만 1분기 수주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말 결정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액 186억달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 `싹쓸이` 기대 프로젝트서 대거 탈락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샤 가스 플랜트 입찰 결과는 해외 영업에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알렸다. 

현대건설(000720)GS건설(006360),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대거 입찰에 참여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탈락한 것이다. 한국 업체들의 `싹쓸이 수주`를 기대했던 업계로서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한국 업체들을 제치고 전체 55억달러 규모의 수주액 중 35억달러를 따낸 곳은 이태리 사이펨이라는 업체인데, 기술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과거보다 해외 업체들, 특히 유럽 업체들의 공격적인 수주전략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마진 하락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건설업종의 해외 수주 모멘텀이 정점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UAE 원전을 제외한 수주액 규모가 515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UAE 원전 수주액 186억달러를 포함해보면 해외건설협회의 목표액(74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 "일본이 한국 해외 지원책 벤치마킹"

특히 원-유로 환율이 지난해 고점 대비 25% 하락해 유럽 업체들의 수주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예정된 프로젝트에는 이런 환율 효과가 보다 많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업체 외에도 일본과 중국 등 업체들도 경쟁 심화 요인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심각한 자국내 건설 경기 침체를 겪고 있어 해외 건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일본의 정부산하 연구소가 한국을 방문해 해외 건설 지원책 등을 파악해 갔다"면서 "일본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고 중국도 세계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007~08년 대비 정제 마진이 급격히 낮아져 발주처의 원가 압박이 더욱 증가하고, 주요 원자재인 철강과 니켈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이중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70% 비중 철강 가격 급상승

변성진 연구원은 "일반적인 플랜트 프로젝트의 자재비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수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과거 원자재 가격 상승기였던 2004년과 달리 발주처의 위상이 높아져 건설업체들에 호의적인 계약이 성립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샤 가스 플랜트와 함께 올해 국내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최대 해외 프로젝트인 사우디 얀부 정유산업단지 공사는 오는 7월께로 두달 가량 낙찰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함께 공동 발주처였던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회사 사정을 이유로 최근 얀부 프로젝트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상반기 중에는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 소식을 듣기 어렵게 된 것이다.

또 아람코가 단독으로 시행하면서 협상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수익성도 떨어질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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