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상승 추세 지속 여부에는 원유공급 요인이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4일 “향후 국제유가는 원유수요 회복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며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 추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유공급 요인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WTI기준 배럴당 70.91달러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월 에너지전망보고서에서 원유 공급 증가가 있지 않는 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원유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돼 2022년말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원유수급 안정을 위해 OPEC+의 증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향후 OPEC+가 언제, 얼마나 증산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IEA는 5~7월에 OPEC+가 대략 일일 200만배럴을 증산한다고 하더라도 OPEC+의 예비생산능력이 690만배럴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연구원은 “OPEC+내 일부 국가들은 투자부족으로 현재 원유생산량 기준이 되는 선까지도 증산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앙골라는 심해유전에서의 원유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알제리는 원유수출국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나이지리아는 인프라 부족으로 단기간 내 원유생산을 늘리기 힘든 환경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이라크는 적극적으로 원유 예비생산능력을 늘려 2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데, OPEC+ 내 예비생산능력 차이는 향후 원유증산 정책을 정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 핵협상 합의 및 원유수출 제한 해제 시점을 짚었다. 6월 이란 대통령선거발 불확실성 때문에 이란과 핵협상 참가국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란 핵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재무부는 이란 정부 관계자 3명과 이란산 석유화학제품 관련 기업 2곳의 제재를 해제했으며, 지난 주말에 6번째 이란 핵협상을 재개했다. 현재 대통령의 임기인 8월 이전까지 핵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란의 원유수출이 허용된다면 이란의 원유생산 회복은 빠르면 1개월 내 가능하고, 이란의 계획상 원유 수출량은 일일 230만~250만배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주요 오일 메이저들의 사업 운영 변화 추이를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오일 메이저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다각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 결과, 오일메이저들의 원유 및 가스 생산 비용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문제점은 오일 메이저들의 투자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분을 국유석유회사들과 중소업체들이 메꿀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가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셰일 생산도 제한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