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와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지난해 4분기 0.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다시피 했던 정부소비와 건설투자가 다소 부진해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도 고꾸라지고 있다. 기업 설비투자가 살아날 조짐이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보면, 4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서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평가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갑자기 불거진 국정 혼란 탓에 한때 마이너스(-) 성장률까지 예측했을 정도였고,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시장 컨센서스도 0.3% 안팎에 맞춰졌다. 그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선방한 지표다.
건설투자의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1.7%였다. 올해 분기별로 6.8%→3.1%→3.5%의 고성장을 하다가 갑자기 마이너스 성장률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1.8% 증가율로 여전히 높지만, 추후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나마 꿈틀댄 게 기업 설비투자다. 전기 대비 6.3%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에 머물렀지만 상승세가 비교적 뚜렷하다.
이는 최근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삼성전자(005930) 등의 호실적이 GDP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성자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반도데 제조장비 도입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제조업 분야의 GDP도 1.8%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0.9%)보다 더 호전됐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했다. 2015년(2.6%)보다는 0.1%포인트 높아졌지만, 2%대 저성장 국면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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