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감산 못해"‥이란·러시아, 사우디 제안 거절(종합)

조건부 감산안에 반대 표명..OPEC 합의 어려울듯
  • 등록 2015-12-04 오전 8:33:04

    수정 2015-12-04 오전 8:33:04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란과 이라크, 러시아가 일제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원유 생산 감산안에 대해 즉각적인 거절 의사를 밝혔다. 4일(현지시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석유감산을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산유량을 늘리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고 누구도 우리를 제한할 수 없다”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린 뒤인데, 우리의 산유량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산유량을 제안하는 논의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란은 현재 저유가에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이는 다른 OPEC 회원국 탓”이라고 주장했다.

잔가네 장관은 오히려 하루 평균 산유량을 50만배럴 더 늘리겠다도 했다. 현재 이란의 일일 산유량은 약 280만배럴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도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가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감산안은 ‘조건부’다. 에너지 전문매체 에너지인텔리전스(EI)에 따르면 러시아, 멕시코, 오만, 카자흐스탄 등 OPEC에 가입하지 않은 산유국이 감산에 동참하고 이라크는 산유량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조건으로 하루 100만배럴을 감산하자는 제안을 이번 OPEC 각료회의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변수인 이란과 러시아가 감산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상, OPEC의 감산 합의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빌어 “합의가 이뤄지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의 감산 제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크게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NEX)에서 거래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4달러(2.9%) 오른 41.0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1.35달러(3.2%) 급등한 43.84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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