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장기화‥KTX도 17일부터 감축 운행

  • 등록 2013-12-15 오후 4:06:14

    수정 2013-12-16 오전 10:00:06

[이데일리 김동욱 민재용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물류 수송은 물론 KTX 등 여객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부터 철도노조가 2차 상경 투쟁을 예고한 데다 코레일 역시 대체 인력 투입에 따른 열차 안전 운행을 위해 KTX 등 열차 운행 횟수를 줄일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6일부터 열차 안전 운행을 위해 KTX 수도권 전철 등 열차 대부분을 감축 운행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무궁화호는 당장 16일부터 감축 운행에 들어간다. 주중 176회 운행하던 무궁화호는 166회로 운행 횟수가 6% 줄어든다. 파업 이후 평시의 64% 수준을 유지했던 새마을호 운행률은 이번 주부터는 57%로 떨어진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잇는 수도권 전철은 16일부터 8.4% 감축 운행된다. 하루 평균 주중 2019회에서 1931회로 운행 횟수가 88회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평일 하루 평균 200회를 운행하는 KTX는 17일부터 176회로, 주말은 232회에서 208회로 감축 운행된다. 정부는 열차 감축 운행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되도록 출·퇴근 시간 때 배치된 열차는 그대로 운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서울과 천안·신창을 연결하는 누리호 열차를 파업 기간에만 긴급 운행하기로 했다. 주중 12회, 주말 6회 운행된다.

철도 파업 장기화로 물류의 30~50%를 철도에 의존하는 시멘트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철도 파업이 시작된 9일부터 닷새간 철도를 이용한 시멘트 수송 차질량은 2만3800t에 이른다. 이 기간 철도를 이용해 총 4만1500여t의 시멘트를 수송할 예정이었으나 실세 수송량은 1만7700t에 그쳤다.

시멘트 2차 가공사인 레미콘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시멘트 재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파업이 끝날 때까지 철도 운송물량을 모두 차량을 이용한 육로 수송으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대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지금의 철도 파업은 외부인의 개입으로 본질에서 벗어나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고 있다”며 “연말연시에 국민들의 발을 묶는 불법파업은 하루 속히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적자 누적으로 부채가 17조인 코레일은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수서발 KTX법인은 민간회사가 아니며,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자회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레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번 파업에 대처해 조기에 파업이 종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조를 위한 철도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15일 현재 파업에 참가한 철도 노조원은 총 직원 2만473명 중 7960명(참가율 38.9%)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자 중 복귀한 노조원은 665명(7.7%)이다.

노사 양측은 파업 닷새 만인 지난 13일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교섭을 중단했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사측이 17일까지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2차 상경집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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