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090원대로 다시 반등한 환율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까? 미국 재정절벽 이슈와 중동의 정치적 불안 등 대외변수가 부각되고, 그동안 환율 하락을 주도해왔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은 상승할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강세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이나 추가금리 인하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강세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 ▲달러-원 환율변화 추이(마켓포인트 6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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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절벽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1090원대로 다시 조정됐다.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인 원화를 팔고, 글로벌 안전자산인 달러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주도권이 국내 수출업체에서 역외시장 참여자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의 회동이 건설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크리스마스 때까지 양 당이 재정절벽 문제를 피할 방법을 마련한다는 확신을 주기에는 어려울 듯하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는
꾸준히 강해질 것으로 보이며, 그럴수록 역외세력의 영향력은 강해질 것이다. 반면 수출업체들은 당장 필요한 달러는 확보했다는 분위기다. 역외세력에 주목하며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세는 이전보다 주춤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엔-원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총재가 “집권 이후 무제한 양적 완화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이후로 엔-원 환율은 급속도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엔-원 환율이 1345원까지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원 환율의 하락은 역외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수세를 더욱 거세지게 하는 변수인 만큼, 향후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강세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미 국고 3년 기준으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으로 떨어져 금리 하단 역시 견고하다. 강세 분위기 속에서도 금리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의 보험사 규제가 자산 건전성 향상에서 자산 운용의 효율성으로 옮겨갈 움직임을 보이며 장기 국고채 수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홍철 동부증권 채권전략팀 연구원은 “국내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은 국공채에 지나치게 쏠려있다”며 “생보사가 다양한 대체투자를 찾는 과정에서 장기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