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일하는 엄마, 우울증 적신호

워킹맘 10명 중 9명 `우울해…`
  • 등록 2012-02-27 오전 10:23:13

    수정 2012-02-27 오전 10:23:13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자녀를 두고 일하는 `워킹맘` 열 명 중 아홉 명은 주중 2회 이상 우울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또 워킹맘 절반은 스트레스 고민을 남편 보다 동성친구와 나누는 게 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인 듀오가 설립한 자녀양육 컨설팅기관 `듀오차일드`는 최근 전국의 직장여성 198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워킹맘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8.9%(176명)가 `우울함을 느낀다`고 답했고, 우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견은 11.1%(22명)에 불과했다.

워킹맘이 일주일 평균 느끼는 우울함의 횟수는 `1~2회(55.1%)`가 가장 많았다. 이어 `3~4회(25.8%)`, `5~6회(8.1%)`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든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은 `엄마로서의 역할(57.1%)`이라고 답했으며, 이 외에도 `직장인으로서의 역할(19.2%)`, `아내로서의 역할(12.1%)`, `딸로서의 역할(9.1%)`, `며느리로서의 역할(2.5%)` 순으로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 워킹맘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양육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를 묻자 `자녀양육 시간부족`이 44.9%(89명)로 가장 높았으며, `과다한 업무와 시간부족(22.7%)`, `가족 간 가정불화(12.6%)`, `동료 간 차별대우(7.1%)`, `과도한 가사노동(6.1%)`, `낮은 급여(5.1%)`, `인사상 불이익(1.5%)`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워킹맘으로서 느끼는 스트레스 증상을 하나씩은 갖고 있었으며, 그 증상으로는 `잦은 짜증(36.9%)`, `만성피로(24.7%)`, `심리적 부담(14.1%)`, `소화장애(9.6%)`, `두통(8.6%)`, `무기력증(6.1%)`으로 나타났다.

워킹맘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은 주로 `동성친구(50.5%)`와 얘기하고 나누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과 `친정부모님`이라는 답변은 각각 18.2%, 13.6%에 그쳤으며, `직장동료`라는 응답은 8.6%로 나타났다. 고민을 함께 나눌 이가 `없다`는 의견은 9.1%를 차지했다.

이러한 스트레스 속에서 워킹맘으로서 느끼는 보람은 `가계 경제적 지원`이 70.2%(139명)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업무를 통한 자아실현(16.7%)`, `개인의 시간활용(9.1%)`, `남편과의 동등한 대우(4.0%)`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실제 워킹맘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약 `8시간 50분`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근로시간을 1시간가량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약 `5시간 5분`으로 집계됐다.

워킹맘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달 평균 `4.71회`, 약 5회 정도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경 듀오차일드 총괄팀장은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지나친 강박감이 워킹맘 스트레스를 키운다"고 진단했다.

이어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 또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일하는 엄마로서의 죄책감에서 벗어나 더욱 중요한 자신의 성장, 부부의 행복한 관계를 위한 삶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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