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아들에 '저속노화 식단' 준 의사…"11살 저녁밥 이게 맞나요?"

초등생 자녀 식단 올린 노년내과 전문가
평소 '저속노화 식단' 중요성 강조
누리꾼 "아동학대 아니냐" vs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논란 일자 '간식 상자' 공개 "저녁만큼은 건강히 먹이려 한 것"
  • 등록 2024-08-06 오전 9:11:01

    수정 2024-08-06 오전 11:39:07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소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저속 노화 식단’을 주장하는 한 노년내과 교수가 초등학생 아들에게도 ‘저속노화 식단’을 준 것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A교수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제공한 저속노화 식단. 사진=A교수 X(트위터) 캡처
서울의 한 대형병원 노년내과 A 임상 조교수는 최근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초등학교 4학년 제 아들의 저녁밥”이라는 글과 함께 식판 사진을 올렸다.

식판에는 밥, 멸치, 광어, 어묵, 김 등 반찬이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다만 반찬의 경우 일반인이 먹는 양보다 극히 적어 보였다.

A교수는 “아들용 저속노화 밥과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라며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A교수는 평소 건강하게 오래 사는 생활습관으로 저속노화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6월 열린 학회에서 그는 “젊어서부터 저속 노화 역량을 키우면 나이 들어 질병이 생기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회복 탄력성이 좋아져서 말년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돌봄에 의지하는 기간도 짧다”고 말했다.

해당 식판을 본 누리꾼들은 “반찬을 이렇게 조금만 먹냐” “김치도 없다” “아동학대 아니냐” “애가 엄청 말랐을 것 같다. 야채도 없네” “저거 먹고 생활하다가 쓰러지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이 때부터 저속노화 식단 챙겨줘야 되는지 몰랐다” “이걸 먹인다고 아동학대 소리까지 나온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아이들한테 햄, 소시지같은 것들만 먹이는 사람들보다 훨씬 훌륭하다”며 A교수를 옹호하는 댓글도 있었다.

A교수가 공개한 아들의 간식 상자. 사진=A교수 X(트위터) 캡처
논란이 일자 A교수는 “글이 인기가 많군요. 먹던 중에 찍은 거고, 저녁만큼은 건강하게 먹이려고 한다. 간식이나 밖에서 하는 군것질은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며 집안 내 간식 상자를 공개했다. 간식 상자에는 그래놀라부터 양갱, 초콜릿, 감자칩 등 과자가 들어 있었다.

A교수는 “어릴 때 먹는 가속노화 음식이 왜 나쁘냐면 노화와 성장은 많은 경로를 공유한다”며 “가속노화 음식으로 영양 왜곡이 생기면 성장 궤적이 왜곡된다. 가속 성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아 비만, 성조숙증 등 대사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타고난 키보다 작게 자랄 수도 있다”며 “문제는 성인이 됐을 때까지 이어진다. 더 이른 시기에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고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생 써야 하는 대사 소프트웨어. 어릴 때 잘못된 방향으로 쓰면 더 오래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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