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목숨 앗아간 '음주 뺑소니' 의사 구속

  • 등록 2023-01-21 오후 8:41:48

    수정 2023-01-21 오후 9:30:4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음주운전을 하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40대 의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21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A(42)씨를 구속했다.

양승우 인천지법 당직판사는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A씨는 전날 오전 0시 20분께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오토바이 배달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B씨가 30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고 오토바이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가며 불꽃까지 튀었으나, A씨는 500m가량 달아난 뒤 부서진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그대로 도주했다.

B씨는 헬멧을 착용했으나 머리를 크게 다쳤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는 1년가량 전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했으며, 사고 당시 행버거를 배달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40대 의사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2시간 만인 전날 오전 2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배회하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치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친 줄 몰랐고 물체 같은 것을 친 줄 알았다”며 “당시 졸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가 인천 모 의원의 의사로,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수갑을 찬 상태였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왜 도주했느냐. 구호 조치를 왜 하지 않았느냐”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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