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서·최룡해·김양건의 방남으로 재조명되는 北의 '특사 외교'

  • 등록 2014-10-04 오후 2:49:10

    수정 2014-10-08 오전 8:08:34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은 과거 북한의 ‘대남 특사 외교’를 떠올리게 한다. 황병서, 최룡해 등 일행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가 차 김정은의 전용기를 타고 급히 방남했으나 사실상 ‘특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북한 고위간부들은 우리 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오찬회담’을 갖고 남북관계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변이상설에 휩싸인 가운데 이들 핵심 간부들이 남측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앞선다.

△ 황병서(앞)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4일 오후 인천 시청 앞 한식당에서 오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의 활로를 찾거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관계를 공고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형식의 방문단·사절단을 남측에 보내 당국의 입장을 전해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파견한 조문 사절단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사절단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주축으로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실장, 맹경일 아태위 참사, 리 현 아태위 참사, 김은주 북한 국방위 ‘기술일꾼’ 등 6명으로 구성됐다.

당시 사절단의 방남은 경색 국면이 지속되던 남북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다. 북한 조문사절단은 “남북관계 개선의 임무를 부여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왔다”고 강조하며 국회를 방문하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특사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갔다.

지난 2007년 9월에는 김양건이 극비리에 서울을 방문, 한 달 뒤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의제를 합의한 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북한의 ‘특사 외교’가 정상회담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양건은 그해 11월 남측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해 거제도 대우조선소 등 산업현장을 둘러봤다.

북한은 지난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그해 9월 김용순 당비서를 서울로 보내 6·15 남북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김대중, 노무현 등 우리 정부도 당시 특사 외교를 통해 남북관계 진전을 모색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북측과 비밀협상을 통해 반세기만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노무현 정부에선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특사로 비밀 방북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이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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