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공포에 간이 화장실 '완판'…호텔 예약 취소도 잇따라

'난카이 해곡 대지진' 우려에 방재용품 판매 '불티'
오사카부 방재앱 다운로드 하루 만에 5000회 이상
일부 지자체 해수욕장 중지…불꽃놀이 행사 취소
호텔 예약 취소도 쇄도…일부 지역, 취소율 30%대
  • 등록 2024-08-11 오후 2:49:55

    수정 2024-08-11 오후 7:11:2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열도에서 태평양 연안 거대 지진인 ‘난카이 해곡 대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방재용품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진 발생 지역에선 방재용품이 하루 만에 품절됐다. 여행 취소도 잇따르면서 일부 지역의 경우 호텔 예약 취소율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 오사키 마을의 한 주택이 무너져 있다. 이날 강진으로 최소 12명이 다치고 가옥 2채가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11일 산케이신문보도에 따르면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 지진 발생 후 일본 정부가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장보’를 발표하자 지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앱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했다.

지난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직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를 비롯해 물 등을 진열, 하루 만에 대부분 상품이 팔렸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특히 니치난시 북쪽에 있는 미야자키시의 한 슈퍼에선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이 한 시간 만에 약 100개가 팔렸다고 보도했다.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하는 간이 화장실이다.

지진 정보를 제공하는 앱 이용자도 폭증했다. 오사카부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8일부터 9일 오후 3시 기준 다운로드 횟수가 약 5300회에 달했다.

오사카부 관계자는 산케이신문에 “처음 보는 증가세”라고 말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다. 최대 6m 이상 쓰나미가 예상되는 에히메현 일부 지역에선 비축 물자 확인과 자가 발전기 점검 등에 들어갔다. 아이치현에 있는 나고야성에는 정문 정면 표지판에 영어와 일본어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돌담이나 건물에서 거리를 두고 관람해달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여행객들의 숙박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고치시에서는 매년 8월 열리는 요사코이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 발표 뒤 숙박시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와카야마현 시라하라 지역 역시 관내 4곳의 해수욕장을 일주일여간 모두 폐쇄하기로 하면서 인근 호텔의 예약 취소가 쇄도하고 있다. 현지 호텔업계에 따르면 이미 예약의 30%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하마 지역의 한 호텔 관계자는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방문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의 결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하면 최대 23만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약 0.1%에서 0.4% 정도로 높아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다.

지난 8일 지진이 발생했던 미야자키현 해역에서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42분에도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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