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구 의향은" '與텃밭' 대구·울산·부산 압박 면접…후보 신경전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 면접 마지막날
중진 주호영·김기현에 '희생' 묻기도
'삼청교육대' 의혹에 박성민 "입소 안했다"
  • 등록 2024-02-17 오후 6:34:55

    수정 2024-02-17 오후 6:34:5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주요 텃밭인 대구·울산·부산·강원 지역의 4·10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진행한 17일 공천 후보자에겐 “다른 지역구 갈 의향이 있나” “상대 당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등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당 중진인 주호영·김기현 의원에겐 험지 출마를 물어보기도 했다. 박성민 의원(초선, 울산 중)의 ‘삼청교육대’ 의혹 등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묻는 압박 질문도 이어졌다.

후보자 몰린 부산 진갑 “다른 지역구 갈 수 있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우세를 보이는 영남권의 대구·울산·부산과 강원 지역구 공천 신청 후보자 면접을 실시했다.

부산·경남(PK) 격전지인 ‘낙동강벨트’에 중진 의원을 재배치한 당은 이날 면접에서도 중진 의원의 ‘희생’ 의향을 확인했다. 주호영 의원(5선, 대구 수성갑)은 “험지 가서 희생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아 ‘경험에 비춰보면 선거 준비는 최소 2년 전부터 해야 하고 당선 목적이라면 험지 배치는 성공하기 어렵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옮기는 것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부산 중구 영도구의 공천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강성운(왼쪽부터), 박성근, 이재균, 조승환, 최영훈, 최홍배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직전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4선, 울산 남을)은 “(울산 북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울산 북구는 북구대로 3자 구도로 가는 것이 당이 이기는 길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공천 신청자가 몰린 지역구에선 후보자에게 다른 지역구를 갈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예비후보만 7명인 부산 진갑에 출마한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당 방침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수도권으로 특정해 지역구 이동 질문을 받은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은 “원칙적으로 지역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양지’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해 비판을 받았던 주진우 전 대통령실 비서관은 “(지역구 재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국민의힘 시스템 공천에 대해 신뢰하고 있으며 어떤 결정이 이뤄져도 따를 것”이라고 역설했다.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4선, 강원 강릉)은 “다른 지역구 배치, 험지에 대한 질문은 전혀 없었다”며 “(총선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그런 질문 나올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삼청교육대 출신” “파렴치범 후보” 후보 간 ‘네거티브’

대구·울산·부산·강원은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인 만큼 현역 의원과 도전자 간 신경전도 있었다. 비례대표로 대구 동을에 출마를 선언한 조명희 의원은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현역인 강대식 의원을 겨냥해 “공관위가 발표한 부적격 기준 중 파렴치범에 음주운전이 있다. 파렴치범 후보와 겨루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옆에 사람을 앉혀놓고 파렴치범이라고 하면 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울산 중구 면접에선 한 공관위원이 현역인 박성민 의원에게 삼청교육대에 갔다왔는지 물었고 박 의원은 입소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은 김성태 전 의원이 박 의원을 향해 ‘삼청교육대 출신’이라고 저격하며 불거졌다.

박 의원은 “김성태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려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씀이 있었고 당을 위해 서로 화해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함께 면접을 본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됐는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어떤 것으로 삼청교육대에 입소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직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출마한 대구 달서갑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대구 달서갑 현역인 홍석준 의원은 “(공관위원이) 대구·경북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 (내가) 방송에 많이 나간 것에 대해서도 묻고 했다”고 언급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공관위원장은 공천 신청자가 몰린 지역구의 후보자에겐 “어떤 결과가 나와도 힘을 합쳐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고 다수의 면접 후보자가 전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울산 울주군 공천면접장에 서범수 의원(오른쪽), 장능인 예비후보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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