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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는 언제든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과 콘솔게임이 시장에 넘쳐나는 가운데 규제 실효성을 상실한데다 청소년의 우회 접속을 부추기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역차별 발생 등 부작용이 누차 지적된 바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통합에 따라 교육용 게임으로도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청소년 이용불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셧다운제 때문인데요.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발의됐고 다수 의원이 폐지에 목소리를 내는 등 이래저래 국내에서 셧다운제는 수명이 다한 듯한 것이 현재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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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은 ‘미드나이트 패트롤(Midnight Patrol)’로 불립니다. 야간 시간에 성인 대상으로도 얼굴 확인을 거쳐 본인 인증이 실패하거나 거부하면 접속이 끊깁니다. 인증 오류로 접속이 끊긴 성인이라면 다음 인증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부모 등 타인의 신분으로 게임에 우회 접속하려는 시도마저 모두 차단하겠다는 시스템인데요. 일단 60여종 인기 게임에 적용하고 그 범위를 늘려나갑니다.
텐센트 공지에 따르면 지난달 혁혁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2021년 6월 기준 하루 평균 580만개의 계정이 로그인하는 가운데 2만8000개의 계정에서 얼굴인식 검증이 있다는데요. 이 중 91.4% 계정에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중독방지 감사에 포함됐다고 합니다.
텐센트는 야간에 청소년이 잘 수 있도록 이러한 방법을 마련했다는 설명입니다. 기시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국내에서 맥 못 추던 셧다운제가 중국에 수출돼 이렇게 꽃을 피웠습니다. 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인터넷 빅테크와 콘텐츠에 대한 규제의 연장선상에서 셧다운제가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입니다.
한때 국내 게임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중국은 이제 척박한 땅으로 변했습니다. 진입조차 마음대로 못 하는 시장인데요. 중국 정부의 판호(유통허가권)를 받아야 현지 유료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이면 규제로 수년째 발급을 대기 중인 게임이 넘쳐납니다. 혹여 판호를 받고 현지 게임과의 경쟁을 뚫고 서비스에 성공해도 매출 상한선을 둔 규제에 이제 얼굴 인식까지 겹쳐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업계에서 중국은 ‘논외’의 대상입니다. 이성적 접근으로는 도저히 예측 불가한 까닭입니다. 규제 근거를 갖추지 않고도 ‘차별적 판호 발급’처럼 강력한 이면 규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선 불안 요소가 많습니다. 현재 중국을 보면 셧다운제 이후 쿨링오프제(청소년 체류시간 제한)까지 거론했던 옛 한국이 떠오릅니다. 한중 양국의 게임 셧다운제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