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복제약, 발매 전부터 `후끈`

제약업체 판촉경쟁 치열
의사들에게 샘플 나눠주고
학회행사에 홍보부스 설치
식약청, 위법행위 감시강화
  • 등록 2012-05-17 오전 9:54:13

    수정 2012-05-17 오전 9:54:1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7일자 0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업체들이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제네릭(복제약)의 발매를 앞두고 치열한 판촉 경쟁에 나섰다. 벌써부터 경쟁사간 신경전에 돌입한 분위기다. 보건당국도 위법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국내제약사 10여개사가 오는 17일 비아그라의 물질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출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CJ제일제당(097950),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등 15개사가 28개 품목의 비아그라 제네릭을 허가받았다. 물 없이 녹여먹는 제형인 세립제, 필름 형태의 제품도 허가받은 상태다.

▲ 비아그라 복제약 허가 현황
현재 CJ제일제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대원제약, 삼진제약, 유니온제약 등 6개사가 화이자와 비아그라의 용도 특허 소송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상당수 업체는 발매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제품은 식약청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절차가 남아 발매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제네릭의 가격은 비아그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0~5000원 정도에 형성될 전망이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저렴한 비아그라 제네릭이 발매될 경우 가짜 제품 시장을 잠식하면서 시장 규모는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비아그라 제네릭이 발매되지 않았지만 이미 영업현장에서는 제약사들간 판촉경쟁이 시작됐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최악의 실적을 보이고 있고 올해 열리는 제네릭 시장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일부 업체들은 의사들에게 비아그라 제네릭의 샘플을 나눠주면서 일찌감치 홍보전에 나선 상태다.

심지어 아직 식약청의 허가를 받지 않았는데도 학회 행사장에서 홍보 부스를 설치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이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비아그라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일반인들에게 값싼 비아그라 제네릭을 알리기 위한 광고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급기야 오리지널사인 화이자는 제네릭의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홍보를 시작한 업체 몇 곳에 "비아그라의 용도 특허가 만료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일종의 '경고성'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의 비아그라 용도 특허에 대한 심판이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네릭이 출시된다면 용도 특허에 대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사들이 제네릭을 발매한다면 화이자가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제약사들간 비아그라 제네릭의 홍보전이 치열해지자 보건당국도 위법행위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청은 17일 비아그라 제네릭을 보유했거나 허가를 받은 업체 30여개사 실무자들을 충북 오송 식약청에 소집할 예정이다. 지나친 판촉 경쟁에 따른 불법 리베이트 살포, 광고 규정 위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동희 식약청 의약품관리과장은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이 과열되면서 불법 유통, 광고규정 위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해당 업체 실무자들에게 관련 규정을 설명하고 유통질서를 준수하도록 당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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