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선구자` 허영섭 녹십자 회장 타계

  • 등록 2009-11-16 오전 9:58:46

    수정 2009-11-16 오전 10:05:05

[이데일리 문정태기자] 허영섭 녹십자 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69세. 유족으로는 부인 정인애 씨와 아들 성수·은철·용준씨가 있다.

경기도 개풍 출생인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68년 독일 아헨공과대학을 졸업 후 1970년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1년 한양대학교 명예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에는 독일 대학이 수여할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칭호라는 `명예세너터(Ehren senator)`를 1870년 아헨공대 개교이래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여받았다.

▲ 故 허영섭 녹십자 회장
학창시절 공학도로 과학자를 꿈꿨던 고인은 독일 유학뒤인 1970년 이후 평생을 국내 필수의약품 분야를 개척해 의약품을 국산화하는데 전념해왔다.

개성상인 마지막 세대인 고인은 개성 출신 기업인들의 가장 큰 특징인 탄탄한 재무구조와 내실을 중시하는 특유의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제약기업 녹십자를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분야 등에서 국제적인 생명공학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과거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B형 간염백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행성출혈열 백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등은 불모지나 다름 없던 국내 바이오 의약품 분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진료비 지원, 환자 조사 및 등록, 재활, 재단부설 병원운영 등 구체적인 지원사업을 통해 혈우병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제약협회 회장, 사단법인 한독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정부로부터 십자공로훈장을 수훈받았으며 인촌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8시 30분이다. 연락처는 031-787-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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