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정부가 신속하게 내놓은 채권시장 안정 펀드로 국내 국채 시장이 안정화될 거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 안정 펀드 효과는 지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며 “2008년 11월 13일 채권시장 안정 펀드 조성 사실을 발표했고 한 달 뒤 5조 규모로 1차 펀드 운용이 실시됐는데 이 덕분에 국고 3년물 금리는 2개월 동안 160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신속하게 추진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채시장은 안정화도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일 한은의 1조5000억원 규모의 단순 국채 매입이 이뤄졌고 추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채권시장 안정 펀드는 4월 초 바로 시행하겠단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위기 때 한 달의 시간이 걸렸데 비해 더 빠르다”며 “훼손됐던 매수 심리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향후 국채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기대돼 채권시장은 일단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고 평가했다.
향후 외국인 매도를 진정시킬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올 2분기 이후 대략 30조원의 외국인 보유 원화채 만기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외환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통화스와프 등으로 더 많은 외환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2008년 하반기 외국인은 약 17조원의 원화채를 매도했는데 이러한 매도세는 2009년 4월까지 지속됐다”며 “공교롭게 원·달러 환율 하락 전환시점과 거의 비슷하게 매도세가 멈췄던 걸 참고하면 적정 외환 보유 수준인 7500억원에 미칠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외환 보유 규모는 최근 미국과 6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포함, 총 통화스와프 1932억 달러와 4000억원 달러의 외환보유고 등 6000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