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경기도 분당에 사는 최태희(65세)씨는 올해 제삿상 음식을 줄이기로 했다. 체감 물가는 오를 만큼 올랐지만 지갑은 그만큼 두둑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경비원을 하고 있는 남편의 월급과 매달 나오는 연금으로 생활비를 쓰고 있지만, 각종 보험료와 의료비·대출 이자 등을 내고나면 충분치 않다. 당장 쓸 현금이 없기 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년 내수부진 등 영향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다. 더구나 저소득 가구일수록 더욱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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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소비성향은 처분 가능한 소득에 대한 소비 지출액의 비율을 뜻한다. 쓸 수 있는 돈 100만원을 갖고 있더라도 72만9000만원만 썼다는 의미다.
왜 가구가 점점 지갑을 닫을까. 1차적으로 가계소득이 정체되고 있어서다. 작년 월평균 가계소득은 430만 2000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경향은 저소득층일수록 더 큰 편이다. 소득이 늘더라도 그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
하위 0~20%인 1분위의 평균소비성향은 7.8%포인트 떨어진 104.1%를, 2분위는 1.3%포인트 떨어진 84.7%로 나타났다. 1분위의 평균 가구주 연령은 59.6세로 기초연금 등이 늘면서 소득 증가율(5.6%)은 가장 높았지만, 소비지출(-0.1%)은 오히려 줄인 탓이다.
반면 3분위와 5분위의 평균소비성향은 각각 2.7%포인트, 0.4%포인트 늘어난 78.1%, 61.6%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GDP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예상만큼 늘지 않으면 GDP성장률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민간소비가 3.0% 성장해 경제성장률이 3.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