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음주교통사고…경찰과 8km 추격전 또 사고 검거

(의정부=연합뉴스) 미군이 의정부시내에서 만취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앞을 가로막으며 항의하는 택시 운전자를 차량으로 밀치고 달아났다.

이 미군은 인근에 있다가 신고를 받고 뒤쫓은 경찰 차량과 8㎞가량 추격전을 벌인 끝에 2차 사고를 내고서야 검거됐다.

경찰은 미군 B(21) 상병을 도로교통법 위반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역시 술에 취한 동승 미군 3명에 대해서도 공동폭력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B 상병은 이날 오전 0시 15분께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몰다가 강모(63)씨가 운전하는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강씨가 B 상병의 차량을 막아서며 ‘차에서 내리라’고 요구하자 그랜저 승용차를 3m가량 앞으로 천천히 몰고 가며 강씨를 살짝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근 순찰차 2대와 형사기동대 차량 1대가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B 상병은 양주 방면으로 고속 질주하며 더 도주하다가 8km가량 떨어진 양주시 덕계동에서 마주오는 아반떼 차량과 정면충돌하고서야 멈춰서 도주 15분 만인 오전 0시 30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고로 아반떼 승용차 운전자 이모(43)씨가 다쳐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랜저와 아반떼 차량의 보닛은 크게 부서져 곧 폐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상병은 검거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56%였다.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은 의정부시내 사고 현장 인근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랜저 승용차에 동승한 미군 3명도 역시 취한 상태였으며 택시 운전기사를 차량으로 밀치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가담한 혐의(공동폭력)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1차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을 미군 헌병대에 넘기고 조만간 2차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