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인 SK에너지(096770)가 2분기 전년 동기 974억 원 대비 5571억 원 감소한 45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Oil(010950) 역시 16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비슷한 사정이다.
정유사 실적이 바닥을 친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유가가 떨어져 정제마진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까지 온 데는 외부 변수뿐 아니라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 영향을 줬다는입장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알뜰주유소, 석유혼합판매, 석유제품전자상거래 등을 밀어붙이면서, 기름값 정책이 단순한 물가통제정책으로 변질됐다는 것. 주유소 업계와 학자들도 일부 공감하고 있다.
홍석우 “기름값, 시장기능 복원으로 해결”..업계·학계와 ‘동상이몽’
홍 장관은 지난 28일 ‘2012 전경련 제주포럼’ 참석 이후 “(유가가 이전보다 안정화되고 있으니) 기름값 정책의 속도를 다소 늦출 수 있다”면서도 “과도한 물가통제라기보다는 혼합판매와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통해 시장 기능을 복원시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알뜰도매업자가 되기 위해 추진하는) 국민석유주식회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유 업계나 학계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석유제품이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을 제치고 수출품목 1위에 오를 정도로 효자 산업인데, 정부는 지원은 못할 망정 수입업자만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승창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지금처럼 소매점만 몇 개 만드는 알뜰주유소 정책은 피곤한 싸움만 일으킬 뿐”이라며 “알뜰주유소보다는 알뜰도매업자가 낫다”고 말했다.
문충걸 한양대 교수는 “국내 정유사 간 경쟁 자체가 없어 가격이 비싼 게 아니다”라면서 “국내 석유제품 공장 도매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기존 정유사 폴을 놔 둔 채 주유소들이 맘대로 혼합해 팔 수 있게 한 점은 가짜석유 유통 우려와 함께 표시광고법 위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