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을 버려라'…뿔난 무슬림들 대선 낙선운동

미국 내 무슬림들, 바이든 親이스라엘 정책 반발
'바이든을 버려라' 캠페인 시작…대선 변수 될듯
  • 등록 2023-12-03 오후 2:48:19

    수정 2023-12-03 오후 7:27:38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내 무슬림(이슬람교도) 지도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낙선 운동에 돌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외교정책에 반발하면서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굵직한 경합주를 중심으로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건주, 애리조나주,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네바다주, 펜실베이니아주의 무슬림 지도자들은 이날 미시건주 디어본에서 ‘바이든을 버려라’(AbandonBiden)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 10월 31일 미네소타주에 있는 무슬림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도록 요구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애리조나주, 위스콘신주, 플로리다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으로 확산했다.

이번 집회를 조직한 자일라니 후세인 미네소타주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이사는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죽임을 당했다”며 “휴전 촉구의 의지가 없는 바이든 대통령과 무슬림 미국인들간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더 화나는 것은 우리가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를 했다느 점”이라며 “그에 대한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아랍·흑인·아시아계를 포함한 미국 내 무슬림 인구는 약 345만명이다. 아랍계미국인연구소 집계를 보면, 직전 2020년 대선 때 무슬림의 59%가량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게다가 사실상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인 미시건주(최소 27만8000명), 애리조나주(최소 6만명), 조지아주(최소 5만7000명) 등에는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번 전쟁을 겪으며 분노에 찬 무슬림들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주요 경합주에서 무슬림들이 기권하거나 공화당을 지지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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