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하지만 반도체 업황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4년 연속 D램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며 “특히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시장보다 저조한 성적을 낸 점을 짚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3.3% 하락해, 코스피(+3.6%)를 하회했고, 올해 1분엔 11.1% 하락해 여전히 코스피(-7.4%)를 하회했다.
이 센터장은 “매크로 우려로 경기민감주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견조한 실적 대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단순히 체계적 위험에 따른 영향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불안한 변수로 꼽았다. 만약 미국의 반도체 대전략이 아시아 의존도 축소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올 1분기엔 삼성전자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원달러의 상승(1183원→1205원)과 비용감소(4 분기에는 연말 성과급 및 IM 마케팅비 증가) 등이 1분기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6조원에서 58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55조7000억원에서 51조3000억원으로 8%가량 낮춰 잡았다.
이 센터장은 “인플레 부담이 커지면서, 제품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출은 오히려 일정 수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건비, 물류비와 제조 비용 등 각종 비용 부담도 갈수록 커지면서 기업들의 손익 전망을 조절할 필요성이 커졌고, 매출 전망치 상향에도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년 실적 전망 조정에 따라 목표주가를 8만8000원으로 소폭 하향한다”며 “다만 현재 주가는 올해 추정 주가 변동 범위의 하단이라는 점에서 2~3분기 중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