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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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제재 해제를 위해 일방적인 양보를 할 생각이 없고,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전했다.
조선중앙TV는 10일 김 위원장의 지난해 행적을 돌아보는 2시간 20분짜리 새 기록영화를 반영하고 이 같이 밝혔다.
영화는 작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전하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우리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하시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TV는 김 위원장이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 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응해줄 수가 없으며 평화를 대화탁에서 구걸하거나 무엇과 바꿔 가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귀가 솔깃해질 말을 자꾸 꾸며대며 그 무슨 전제조건과 그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운운하는데 우리는 당신들이 말하는 대로 그 누구처럼 발전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의 안전과 평화와 미래는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우리 당이 책임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강요해온 제재로 인한 우리 인민의 고통이 이제는 분노로 바뀌었다”며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6월 판문점에서 실제로 이처럼 발언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올해부터 미국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 대화에서 대결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주민들을 결속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