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인 백성희 씨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노환으로 지난 8일 밤 11시 18분경 타계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원로배우 백성희 타계 소식에 애석한 마음을 전했다. 김 예술감독은 “한국 연극계의 큰별이 졌다”며 “고인이 보여줬던 투철한 직업정신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후배들이 이어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연기 수준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을 세우신 분”이라고 고인을 회고하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3월의 눈’에 다시 한번 출연하고자 집념을 불태웠는데 그걸 이루지 못하고 타계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작품은 가려서 선택하지만, 배역은 가리지 않는다’는 신조 아래 평생 400여 편의 연극에서 다양한 역을 맡았다. 최근까지도 ‘3월의 눈’(2013), ‘바냐아저씨’(2013) 등에 출연했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이었다.
대표작으로는 ‘봉선화’(1943), ‘뇌우’(1950), ‘나도 인간이 되련다’(1953), ‘씨라노 드 벨쥬락’(1958), ‘베니스의 상인’(1964), ‘만선’(1964), ‘달집’(1971), ‘무녀도’(1979),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81), ‘메디아’(1989), ‘강 건너 저편에’(2002), ‘3월의 눈’(2011) 등이 있다. 연극계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0년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상(1985), 한국연극인상(1993), 제34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1998), 은관문화훈장(2010), 제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공헌상(2014) 외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시간 미정)이다. 장지는 분당메모리얼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