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대장내시경 검사, 꼭 해야 되나요?

  • 등록 2014-05-29 오전 9:27:09

    수정 2014-05-29 오전 9:27:09

[김유석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대변검사에서 피도 안 나왔다는데, 뭐하러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요~ 그냥 약이나 주세요!”진료 중 환자들에게 대장내시경 검사 설명을 하다 보면 보통 하루에 2~3번은 듣게 되는 말이다.

김유석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장이처럼 소화기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대장암의 선별검사로 시행되고 있는 대변잠혈검사만으로 대장암과 대장용종에 대한 검사는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꾀 접하게 된다. 이러한 환자들은 잦은 복통, 배변습관 변화,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변잠혈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며 대장내시경 검사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환자들이 상당히 많다.

대장암과 대장용종에 대한 선별검사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중 하나인 대변잠혈검사는 검사명 그대로 대변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혈액을 찾는 검사이다.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표면에 위치한 혈관은 보통 취약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대변이 장을 통과하면서 이 부위에 손상을 입히기 쉽고, 손상된 혈관에서 흘러나와 대변 속으로 들어간 혈액을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 대장암과 대장용종이 있다 하더라도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될 수 있고, 궤양, 치핵, 게실증, 염증성 장질환, 장염과 같은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되어 흘러나온 혈액에 반응해 검사 결과가 양성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변잠혈검사는 따로 장을 비워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비교적 간편하며 비용이 저렴한 검사로, 이미 많은 연구에서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대장암 선별검사로의 유용성이 입증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50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대변잠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진단에 있어서 대장내시경 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대장암의 가장 좋은 예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대장용종을 조기 발견하여 제거하는 것인만큼, 대변잠혈검사만으로는 불충분 할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

얼마 전 올 들어 유난히 너무 피곤하고 설사도 자주한다며 고등학교 선생님인 장씨(53)가 병원을 찾아왔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해 보여, 검사 이력을 살펴보니 여태껏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적은 없었고, 다만 올 봄 직장인검진으로 대변잠혈검사를 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 때 당시, 검사결과에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속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설명하기가 어렵겠구나’ 생각하며 말을 꺼내는데, 역시나! 장 비우는 약을 먹는 것도 고생이라며 대변에서 피도 안 나왔으니 특별한 게 있겠냐며 그냥 약만 처방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검진차원에서라도 대장내시경 검사가 꼭 필요해 보였다. 십여분의 설득 끝에 장씨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기로 했고, 그 결과 조기대장암이 발견돼 내시경적 시술로 암 조직을 절제했다.

우리나라는 생활습관의 서구화와 비만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대장암, 대장용종의 발병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연령군도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대장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조용히 찾아오기 때문에,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평균 위험군으로 보고 있는 50세부터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높은 가족력, 과거력, 특이 증상 등이 있다면, 연령에 관계없이 젊은 나이 때부터 꼭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현명한 자세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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