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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과 대장용종에 대한 선별검사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중 하나인 대변잠혈검사는 검사명 그대로 대변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혈액을 찾는 검사이다.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표면에 위치한 혈관은 보통 취약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대변이 장을 통과하면서 이 부위에 손상을 입히기 쉽고, 손상된 혈관에서 흘러나와 대변 속으로 들어간 혈액을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 대장암과 대장용종이 있다 하더라도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될 수 있고, 궤양, 치핵, 게실증, 염증성 장질환, 장염과 같은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되어 흘러나온 혈액에 반응해 검사 결과가 양성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변잠혈검사는 따로 장을 비워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비교적 간편하며 비용이 저렴한 검사로, 이미 많은 연구에서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대장암 선별검사로의 유용성이 입증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50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대변잠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진단에 있어서 대장내시경 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올 들어 유난히 너무 피곤하고 설사도 자주한다며 고등학교 선생님인 장씨(53)가 병원을 찾아왔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해 보여, 검사 이력을 살펴보니 여태껏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적은 없었고, 다만 올 봄 직장인검진으로 대변잠혈검사를 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 때 당시, 검사결과에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속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설명하기가 어렵겠구나’ 생각하며 말을 꺼내는데, 역시나! 장 비우는 약을 먹는 것도 고생이라며 대변에서 피도 안 나왔으니 특별한 게 있겠냐며 그냥 약만 처방해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생활습관의 서구화와 비만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대장암, 대장용종의 발병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연령군도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대장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조용히 찾아오기 때문에,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평균 위험군으로 보고 있는 50세부터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높은 가족력, 과거력, 특이 증상 등이 있다면, 연령에 관계없이 젊은 나이 때부터 꼭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현명한 자세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