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애플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와의 특허권 분쟁을 끝내기로 공식 합의했다.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속한 HTC와 화해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벌이고 있는 세기의 소송전도 막을 내리게될 지 관심을 모은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과 HTC는 양측의 모바일 기기 판매를 위협하는 특허 분쟁을 끝내기로 하면서 앞으로 10년에 걸쳐 특허권을 서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측은 합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HTC와 이 같은 내용을 공동 발표하면서 “제품 혁신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법정소송은 지난 2010년 3월 애플이 자사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고 HTC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소송은 애플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벌인 최초의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HTC가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내기위해 애플과 구체적으로 어떠한 계약을 맺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선 HTC가 실적이 악화되면서 소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일방적으로 항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HTC는 한때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삼성전자에 밀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 6월에는 미 ITC가 HTC 제품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 판결을 내리면서 소송전도 불리해지면서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소송 비용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을 만큼 체력이 약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과 쉽게 합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소송전도 미국을 제외한 제 3국 법원으로부터 유리한 판결을 이끌고 있어 애플과 특허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