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매도` 의견 늘고있다

현주가 대비 낮은 목표주가 제시 잇따라
향후 전망 불투명 불구 "팔아라" 의견 개진 어려운 탓
  • 등록 2009-02-09 오전 10:10:00

    수정 2009-02-09 오전 10:10:00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투자의견은 `중립` 혹은 `보유`지만 목표주가가 현재가보다 낮은 `사실상 매도` 의견이 점차 늘고 있다.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지만, 매도의견을 내기 어려운 증권업계 특성 탓에 우회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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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 들어 현재가보다 낮은 목표주가가 제시된 기업은 하이닉스, 두산중공업, 현대산업개발, 소디프신소재 등 15개사에 달한다. 이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가보다 10% 내외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받았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하이닉스(000660)에 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9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는 당시 주가 9350원보다 낮은 수치. 하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하는데 그쳤다.

소디프신소재(036490)의 경우엔 목표주가와 현재가의 폭이 더 컸다.

김창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우리의 기대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소디프신소재의 목표주가를 6만1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당시 주가 5만9400원보다 10% 이상 낮은 수치다.

김 연구원은 "소디프신소재는 올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소디프신소재의 현재 주가는 글로벌 동종업체와 비교해도 싸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Marketperform)`로 변경했다.

현대산업(012630)개발 역시 마찬가지.

현대산업은 지난 1일 실적발표 이후 목표주가 3만1000원 수준의 보고서가 쏟아졌다. 당시 주가가 3만7000원이었지만 한국투자증권, LIG증권 등은 3만1000원, 3만16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앞서 하나대투증권도 목표가 3만1000원의 보고서를 내놨다.

`사실상 매도` 의견은 지난달말 이후 점차 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목표주가가 현재가보다 낮은 보고서는 예전에는 매달 한두건에 그쳤지만 최근 경제위기에 실적발표 시즌이 겹치면서 크게 늘어났다"며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업계 특성상 매도의견을 내놓기 어려워 목표주가를 낮추는 식으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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