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자영업자의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 추석을 앞둔 9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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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서 맥줏집을 시작으로 식당 4곳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씨(57)가 자신의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인과 연락을 나눈 건 지난달 31일로 사망 시간은 발견 며칠 전으로 추정된다.
A씨는 지난 1999년부터 자영업을 시작했으며 방송에도 몇차례 소개돼 연말이면 종일 단체 예약 연락만 받아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며 매출이 절반에서 3분의 1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영업제한조치가 강화된 탓에 하루 10만원까지 매출이 줄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자신의 가게에서 일했던 직원에 월급을 주기 위해 본인의 원룸을 뺐다. 모자란 돈은 지인에게 빌려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숨진 채 발견된 A씨 옆에 놓인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메시지들이 와있었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자영업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이 코로나19로 더 늘어나고 있다” 등 반응을 보이며 A씨에 대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며 국내에서 집합 제한 조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에도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4단계로 오는 10월 3까지 연장했다. 다만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모임인원 제한은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6명까지만 가능해 조정안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다.
|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현행 유지에 반발해 지난 8일 차량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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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집합 제한 조치에 분노하는 전국 자영업자들은 지난 8일 오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실시한 전국 동시 차량 행진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서울 인근에서만 비상등을 켠 채 시속 20㎞ 남짓한 속도로 시위에 참여한 차량이 2000여대에 달했다.
시위를 진행한 비대위는 자영업자가 지난 1년 6개월간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 3000개 매장이 폐업했다며 “현재 자영업자에게만 규제 일변도인 모든 행정규제를 당장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음식점과 주점업 실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줄어, 통계 작성(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