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강세 반갑다!..자동차 한·일戰 `고무적`

미국 소형차시장 한국차 가격경쟁력 회복 주목
신흥시장에서도 한국차 경쟁력 제고 기대
  • 등록 2008-03-19 오전 9:37:53

    수정 2008-03-19 오전 9:42:30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일본 엔화의 강세기조 전환으로 일본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해야 하는 한국차로선 고무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112엔이던 달러/엔 환율이 올 3월들어 처음으로 100엔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엔강세 기조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일본차와 싸우고 있는 한국차들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 일본차 몇년간 `엔저` 즐겼지만 이제는 `정반대`

일본정부는 2000년대 들어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수보다는 엔저를 통한 수출경기 확대에 주력했다. 엔화가치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크게 떨어졌고, 이 기간중 일본의 자동차 수출은 연평균 8.3% 증가했다.

2006년부터 도요타와 혼다가 소형차인 야리스와 피트를 미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엔저에다 원화강세마저 겹쳐 미국시장에선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정체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2005년의 경우엔 미국 소형차시장에서 현대차(005380)는 일본업체들에 비해 3.4%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7년엔 현대차 엑센트의 가격경쟁력이 도요타 야리스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엔화가 강세기조로 전환하면서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차들은 가격인상 압박을 크게 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엔화가 강세로 반전됨에 따라 일본 메이커들의 수출 수익성은 악화되고, 마진이 낮은 소형차 수출의 경우엔 판가 인상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시장에선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2위권 일본업체들의 품질수준이 현대차에 비해 낮다"고 평가했다. 엔화강세가 이들 2위권 일본업체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윤태식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엔화강세에 따른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美 중소형차 시장변화 주목..신흥시장서도 한국차 분발 기대

원화약세와 엔화강세는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 뿐만 아니라 개도국 시장에서도 일본차와 경쟁하는 한국차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신흥시장의 주요 수요차종이 중소형차이고, 한국은 이들 시장에서 주로 일본차와 경쟁하고 있다"며 "최근 우호적인 환율변화는 신흥시장에 대한 한국차의 수출강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시장별 한국 자동차 수출비중은 미국이 2002년 49.1%를 정점으로 2007년 24.6%까지 떨어진 가운데 서유럽시장 비중도 2005년 29.8%에서 2007년에는 22.8%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동유럽 비중은 2002년 2.4%에서 2007년 14.2%로 급상승했고, 이 기간중 중동은 5.2%에서 10.8%로, 남미시장은 4.9%에서 9.3%로 크게 상승했다. 이처럼 신흥시장의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환율여건 개선은 한국차의 수출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동부증권의 윤태식 애널리스트는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사태로 소형차에 대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며 "엔화강세에 따른 현대차의 경쟁력 상승 현상은 특히 소형차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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