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내일 구속 갈림길…檢 “입증 자신” vs 宋 “기각 자신”

‘민주당 돈봉투’·‘먹사연 불법 후원’ 혐의
檢 “이정근 녹취록 등 연루 증거 다수”
宋 “의원들 오히려 내게 후원금 주기도”
증거인멸 쟁점…결과 어떻든 한쪽 ‘타격’
  • 등록 2023-12-17 오후 2:40:08

    수정 2023-12-17 오후 7:36:55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및 지역본부장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가 18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할 당시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를 버린 점 등 증거인멸 여부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檢 “혐의 촘촘히 확인” vs 宋 “기각 자신”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송 전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2가지다. 우선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구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윤관석 무소속 의원 등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공모해 총 9400만원을 살포했는데 이 중 6650만원에 송 전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 혐의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을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2021년 한 사업가로부터 여수 폐기물 소각장 관련 청탁 대가로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혐의에 대해서는 촘촘하게 확인을 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윤 의원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이 다수 나왔다. 강 전 감사위원은 “당대표 선거의 형사책임은 최종적으로 총괄 라인인 송 전 대표가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는 송 전 대표가 이번 사건과 연루됐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대구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기각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돈봉투 의혹 관련해) 이성만 의원이 저에게 오히려 300만원 후원금을 냈고 의원들 역시 100만~30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고 반박했다. 먹사연과 관련해서는 “먹사연 비용 중 제가 개인적으로 가져간 것은 한 푼도 없고 거기서 꽃 하나 화환 하나 보낸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이영훈 기자)
’증거인멸‘ 쟁점…기각시 檢 수사 차질 예상

이번 영장심사의 핵심은 ‘혐의 입증’과 ‘증거인멸 우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재판 전 구속을 위해선 혐의 입증이 이뤄져야 하며 △주거 불분명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중 적어도 한 가지 요건이 해당해야 한다. 유력 정치인인 송 전 대표의 경우 주거가 불분명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 검찰이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뒤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할 당시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를 버리고 새 휴대전화를 구매한 점, 차명 휴대전화를 비롯해 먹사연 의혹 관련자를 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점 등을 내세워 증거인멸의 우려를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송 전 대표는 “도주하지 않았고 100번 압수수색했는데 뭐 인멸할 게 무엇이 남았겠냐”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이 대표의 영장 기각 이후 송 전 대표의 영장마저 기각된다면 야권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검찰은 송 전 대표에 이어 돈봉투를 수수한 야당 전현직 의원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인데 송 전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장이 발부될 경우 송 전 대표를 넘어 민주당 전현직 의원으로 ‘돈봉투 의혹’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돈봉투 의혹 관련 재판에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를 민주당 전반으로 확대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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