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육성 "나는 산맥 없는 봉화산 같은 존재"

  • 등록 2012-05-20 오후 9:00:55

    수정 2012-05-20 오후 9:00:55

[노컷뉴스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서거 3주기 특집 팟캐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제작한 특집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21일 공개되는 노 전 대통령 마지막 육성은, 서거 직전까지 봉하에서 참모들과 함께 진행한 ‘진보주의 연구모임’회의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4월 22일과 5월 14일 그리고 서거 나흘 전인 5월 19일의 녹음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12월 초 방문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칩거에 들어가 서거 직전까지 진보주의 연구에 몰입했다.

4월 22일은 4월 30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날로 고통스럽고 참담한 심경이 담겨있다. 노 전 대통령은 "나는 봉화산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에 연결된 것이 없고 딱 홀로 서있는 돌출된 산이야"라며 당시 고립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봉화에 돌아올때는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것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인데... (이곳 봉화에서) 어릴 때는 끊임없이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희망이 없어져 버렸어"라는 절망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5월 14일 회의에서는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란 싸움일 수 밖에 없지만 시민이 싸움에 휘말리면 정치의 하위세력이 될 수 밖에 없어. 시민은 중심추거든"이라며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어떤 정책을 할 것이냐가 제일 중요해"라고 말했다.

마지막 회의인 5월 19일 이미 중대 결심을 했을지도 모르는 노 전 대통령은 참모들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앞선 듯 했다.

“자네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있는가?”라고 묻고는 "제일 절박한 것이 밥그릇이 없어지는 것이거든"이라고 참모들의 생계를 걱정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도 참모에게 '담배 하나 주게'라며 속타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은 서거 3주기를 맞아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21일 오전 공개될 예정이며 홍보용 방송내용이 20일부터 공개됐다.

나꼼수 스튜디오 ‘벙커1’에서 녹음된 특집 팟캐스트에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의 공동사회로 진행됐다.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과 노무현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정철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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