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정다슬 기자] 내년부터 통신요금을 비롯해 전기료와 같은 공공요금을 6개월 이상 연체 없이 잘 내기만 해도 곧바로 본인의 신용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연체를 기준으로 신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은행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긴 쉬워도 다시 이를 제자리로 돌리려면 3년 이상씩 걸린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신용도에 상응하는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금의 신용평가 관행을 개선한다고 20일 밝혔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금은 연체사실, 부채수준과 같은 부정적 정보에 기반해 신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연체가 한 번 발생하면 신용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1~3월)부터 통신비·공공요금을 비롯해 국민연금·건강보험료만 잘 내도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신용등급을 매기는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 2개 회사는 개인신용을 평가할 때 금융거래 정보 외에도 통신비와 같은 비금융거래 정보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회사는 통신비와 같은 비금융거래 정보를 기준으로 가점을 줄 순 있어도 신용등급을 내리는 용도로 활용할 순 없다. 통신비를 6개월 이상 잘 내면 가점 5점을 얻고 36개월 이상이면 50점을 받는다. 금감원은 가점 10점을 더 얻게되면 대략 420만명의 신용등급이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올 연말부턴 30만원 미만의 소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등급이 8~9등급으로 하락한 사람은 1년간 금융권 연체가 없으면 이전 신용등급으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소액 장기연체자 3만7000명 가운데 1만명이 은행 이용이 가능한 6등급으로 신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