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현대오일뱅크, '나홀로 독주'

10분기 연속 흑자..정유 4사 중 흑자 유일
가동량·재고 줄이고 원유 도입 다변화 노력
  • 등록 2015-02-15 오전 11:27:55

    수정 2015-02-15 오후 1:02:47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정유 대기업들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격랑에 휘말린 가운데서도 업계 4위 현대오일뱅크는 작은 몸집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유일하게 흑자 경영에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지난 한해 노사 문제, 안전 문제 등 업계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고민 분야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정유 업계뿐만 아니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역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18조2580억 원, 영업이익 19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0%, 52% 감소한 성적이지만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등 정유 3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다.

정유 4사의 2014년 경영 실적(단위: 원, 자료: 각사)
정유사들은 통상적으로 동절기 난방유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3개월 후 물량을 미리 확보해 재고량을 늘린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재고평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역풍을 맞았다.

각사의 재고평가 손실은 SK이노베이션이 9000억원, GS칼텍스 8000억원, 에쓰오일 5000억 원, 현대오일뱅크 2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유가를 예측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움직였고 가동량과 제품재고를 줄이고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업계 최고 수준인 고도화 설비를 풀가동한데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경제성과 생산수율이 좋은 남미, 북해산 원유 등 중질유를 도입해 마진을 확보했다.

충남 서산 대산공단의 삼성토탈, 롯데케미칼 등 인근 석유화학 공장들과 배관망을 공동으로 구축해 잉여 반제품과 수소 스팀 등을 거래한 것도 원가절감에 도움이 됐다.

현대오일뱅크의 이같은 관리 혁신은 지난해 12월 기업혁신대상 대통령상 수상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앞서 11월에는 대한민국안전대상 대통령상과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최근 17년간 중대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중대 재해 무(無)사업장’인데다 지난 1964년 창립 이후 50년 동안 노사분규가 한 차례도 없었던 성과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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