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랑 헤어져" 조언에 친구 살해한 '커피 킬러' 8년 만에 풀려났다

2016년 자카르타 한 커피숍서 독극물 살인 사건 발생
친구 살해 혐의로 징역 20년
모범수로 감형 받은 뒤 8년 만에 가석방
  • 등록 2024-08-20 오전 8:48:50

    수정 2024-08-20 오전 9:07:3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스 콜드’의 실제 사건인 인도네시아의 ‘커피 킬러’ 사건의 범인 제시카 웡소(35)가 복역 8년여 만에 가석방됐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스 콜드’ 포스터./(사진=넷플릭스)
1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콤바스 등에 따르면 친구 살해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받아 자카르타 동부 폰독 밤부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웡소가 지난 18일 석방됐다.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웡소가 수감 기간 다른 수감자를 상대로 영어와 요가를 가르치는 등 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가석방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살해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은 웡소는 총 58개월 30일의 감형을 받은 뒤 가석방 된 것으로 확인됐다.

웡소 측 변호인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 신청 등 사법적 대응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월 6일 자카르타 시내 한 커피숍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웡소의 친구 와얀 미르나 살리힌이었다.

이날 카페에 도착한 살리힌은 자신의 앞에 놓인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2분 후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결국 숨졌다. 모든 상황은 카페 CCTV에 담겨 있었으며 살리힌이 마신 커피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웡소가 주문한 커피였다.

살리힌의 위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커피가 발견되자 검찰은 웡소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살리힌이 웡소에게 “돈도 없고 마약을 하는 남자와 왜 만나느냐며 헤어지라”고 말하거나 결혼식에 웡소만 부르지 않은 것을 이유로 웡소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웡소 측은 자신이 청산가리를 타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나 관련 영상 증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유가족 반대로 살리힌에 대한 전체 부검이 실시되지 않았고, 검출된 청산가리는 치사량에 한참 못 미치는 극히 일부였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근거로 내세웠다.

이 사건은 당시 재판 과정이 TV에 생중계될 만큼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다 모았다. 당시 검찰은 관상 연구가를 데려와 웡소가 질투심이 많은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등 부실한 주장과 증거 등을 내세워 비난받았다.

재판부는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정황상 웡소가 범인이라고 판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법원에서 재판에 참석한 제시카 웡소.(사진=연합뉴스)
웡소 역시 재판 중 미소를 띠고 환하게 웃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대중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친구를 살해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다큐멘터리 ‘아이스 콜드 : 살인, 커피 그리고 제시카 웡소’라는 제목으로 2023년 9월 28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공개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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