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집을 살 생각은 아니었다. 아무리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도 소득 등을 고려하면 김씨 부부가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씨는 정부가 출시한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이용했다. 대출금리는 연 평균 1.5%(고정금리)로 시중은행 상품보다 3% 포인트 이상 낮다. 대출금(2억원)에 대한 이자는 매달 25만원으로, 이자만 놓고 보면 기존 전세대출 이자 갚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 기존에는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연 5%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했는데, 매달 50만원의 대출이자를 내야 했다.
김씨는 “대출금액이 많긴 하지만 대출이자가 낮아 현재 체감하는 부담은 크지 않다”며 “물론 원금을 낼 땐 부담이 되겠지만 3년 거치기간 동안 저축액을 늘려 대출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주택 마련 쉬워졌다
올해도 연초부터 전세난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세 수요자들이 봄 이사철을 앞두고 미리 움직인 때문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무주택자라면 올해 내집 마련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집값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정부의 저리 대출상품이 잇따라 출시돼 주택자금을 마련하기가 훨씬 쉬워져서다. 무주택 가구 중에서도 김씨처럼 생애 최초로 집을 사는 무주택 가구라면 선택 범위가 특히 넓다.
대출금리 면에서는 공유형 모기지가 가장 유리하다. 이 상품은 수익공유형·손익공유형 두 가지로 구분된다. 수익공유형은 연 1.5%, 손익형은 최초 5년간은 금리가 연 1%, 이후엔 연 2%다. 둘 다 고정금리다. 예산 2조원 범위 내에서 올해 한시적으로만 운영된다. 자기자본이 없는 경우라면 수익형을 이용하는 게 좋다.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손익형은 집값의 40%까지 대출이 이뤄져 주로 목돈이 있는 계층이 이용하기에 유리한 상품이다. 수요자 호응도 높은 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9일 2차로 선보인 이 상품은 출시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2020건(260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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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사긴 보단 전셋집을 구할 생각이라면 지난 2일 선보인 ‘전세금 안심 대출 보증’ 상품에 눈을 돌려 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한주택보증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과 은행 전세대출의 장점만 결합한 상품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3.7%로 시중은행 상품(연 4.5%)보다 낮고, 보증금을 떼일 염려도 없다. 만약 세입자가 보증금을 받지 못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대한주택보증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의 80%를 대신 돌려준다.
세입자 소득과 관계 없이 전세금이 서울·수도권 3억원, 지방 2억원 이하면 어떤 주택이든 이용할 수 있다. 전세 보증금의 80%까지 대출(수도권 최대 2억4000만원)이 가능하다. 지난 23일 기준 이 상품은 총 239건이 접수됐고, 이 중 43건(103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 전국 지점을 통해 1년간 한시 운용된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세입자는 한 번의 은행 방문을 통해 낮은 금리로 보증금을 대출받고 보증금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보니 대출 신청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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