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야영 한번 해볼까?

우리집을 지었다 30분 만에
삼겹살은 불꽃이 아니라 열기로구워주세요
  • 등록 2009-06-18 오후 12:00:01

    수정 2009-06-18 오후 12:00:01

[조선일보 제공] 민박에서 여관으로, 여관에서 콘도로, 콘도에서 펜션으로 진화해온 여행지 숙소의 '2009년'은 단연 캠핑입니다. 팍팍한 일상, 사각형 건물에 싫증 난 탓에 자연을 벗 삼아 살던 '그때'가 그리워져서일까요. 편하지만 개성 없는 숙소가 싫다는 사람들은 하늘을 천장 삼아, 파도를 전속 악사 삼아 여유 부릴 수 있는 전문 야영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캠핑이 1990년 국립공원에서의 취사·야영 금지 조치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약 20년 만입니다.

관련 업계의 발 빠른 움직임이 '캠핑 열풍'을 증명합니다. 캠핑 용품 전문 업체 콜맨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 매출 상승폭은 훨씬 더 크다"고 말합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캠핑 수요 급증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두 배가 넘는 캠핑 용품을 시중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 회사 용품기획팀 이대오 팀장은 "5월 캠핑 용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0%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 회사는 코펠을 4년 만에 다시 출시했습니다.

▲ (위 사진) 접으면 작은 가방 같지만 다리 펴고 조립하면 식탁과 그릴로 변하는 캠핑용 주방 도구들. 빨간 캠핑용 의자도 5초 만에 막대우산 크기로 접힌다. 모두 콜맨코리아 제품 / (아래 사진) 잔디 냄새 맡으며 잡지 뒤적이는 여유, 쉬는 게 오히려 알차게 느껴진다. 텐트·테이블 코베아, 랜턴·침대는 콜맨코리아 제품.

캠핑의 큰 미덕 중 하나는 경제 수준에 맞는 숙소를 스스로 조립할 수 있는 유연성입니다. 수십만원짜리 화덕, 동남아 해변 카페를 연상케 하는 초호화 천막으로 '초고가 구색'을 갖출 수도 있지만 2만원짜리 텐트 빌려 5000원짜리 야영장에서 침낭 하나 깔고 자는 즐거움이 결코 이보다 덜하진 않다는 거지요. 복잡한 캠핑 용품 이름에 지레 겁먹어서, 숯 피울 줄 몰라 망설였던 캠핑 초보를 위한 정보를 모았습니다.

▲ 값비싼 식당에 걸린 그 어떤 그림과 음악이 이런 풍경과 소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 경기도 화성 해솔마을 캠핑장에선 바다 위로 내려앉는 낙조와 천천히 밀려드는 파도가 '우리 것'이 된다. 텐트·타프 코베아, 의자·접이식 침대 콜맨코리아, 식탁 코오롱스포츠 제품 / 조선영상미디어

캠핑 요리 잘하는 법

손가락 '까딱' 하면 불 확 피어오르는 가스레인지 쓰다가 시커먼 숯덩이에 불을 지피려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캠핑 요리 걱정'에 대해 '웰컴 투 마이 텐트' 저자 한형석씨가 답했다.

―숯불 지피기는 왜 이렇게 어렵죠?

"제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숯에 불을 붙이는 데는 적어도 10분은 걸립니다. 너무 세지 않은 '최적 상태'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는 지나야 합니다. 식사시간 30분 전에는 불 준비를 해야 '배고픔의 아우성'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불을 붙이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촉매제를 이용하는 겁니다. 흔히 '번개탄'이나 '활성화탄'이라고 불리는 촉매제를 화덕에 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다음 그 위에 숯을 올리면 됩니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2만5000원 정도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점화 전문 기구 '침니 스타터(chimney starter)'를 이용해도 됩니다. 스타터에 숯을 채우고 휴대용 버너 위에 놓아 10분 정도 불을 피우세요. 이 숯을 화덕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휴대용 버너가 없을 땐 파라핀 같은 고체연료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침니 스타터를 올려도 됩니다. 숯밖에 없다면, 나무껍질이나 신문지를 이용해 숯 한두개에 불을 붙인 다음 그 위에 숯을 하나 둘 더 올려 '불꽃'을 늘려 가세요. 약하게 부채질을 계속 해주어야 불이 차례대로 옮아 붙습니다."

―숯불구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검은 연기가 솟으면서 고기가 새까만 그을음으로 뒤덮이더라고요.

"초보가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불꽃이 활활 타오를 때 식재료를 올리는 겁니다. 겉만 새까맣게 그슬리기 십상이지요. 불 붙은 후 10~20분 정도 지나서 숯에 불꽃이 사라지고 숯 전체가 벌겋게 변했을 때 요리를 해야 합니다. 돼지고기는 그릴 한쪽에만 숯을 넣고, 숯이 없는 다른 한쪽에 올려 구우세요. 기름도 빠지고 연기 냄새도 적당히 뱁니다. 참숯의 경우 2인분 요리를 할 때는 두 주먹 정도, 4인이면 세 주먹 정도가 적합합니다. 요리의 종류나 '먹성'에 따라 숯 양은 조금씩 조절하세요."


―숯불은 어떻게 끄나요.

"숯불은 분무기를 사용해서, 혹은 손끝에 물을 적셔 흩뿌리는 느낌으로 물을 털어 끄세요. 꺼진 숯은 쓰레기봉투에 잘 싸서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야외에서 밥 잘 짓는 방법 있나요.

"바람 센 야영장은 밥 짓기 열악한 환경입니다. 휴대용 버너를 가릴 수 있는 바람막이를 되도록 가져가세요. 바람막이가 없다면 배낭을 활용하면 됩니다. 물은 집에서보다 20% 정도(전기밥솥보다는 50% 정도) 많이 넣으세요. 센 불로 뚜껑이 들썩일 때까지 끓이다가, 불이 꺼지겠다 싶은 정도까지 최대한 낮춰 20분 이상 뜸을 들이세요. 압력밥솥을 가져가도 좋습니다. 집과 같은 방법으로 요리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데다, 연료 절약까지 되는 유용한 장비거든요."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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