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인공관절수술 최대한 늦추려면?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 등록 2024-10-17 오전 6:27:56

    수정 2024-10-17 오전 6:27:56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몇 년째 연골주사치료를 받고 있는 주부 강 씨(77세, 여)는 최근 자녀들과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아직 인공관절수술을 할 만큼 심한 상태는 아니라지만 몇 년 뒤 80대가 되면 수술을 버틸 체력이 될지 걱정스러웠다.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주사 치료가 있다는데 주사를 받아보는 게 있을지,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인공관절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었다.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겨우 대부분이 60~70대의 노년층이다 보니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높은 편이다. 현재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춰 인공관절수술을 가능한 늦게 시행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비수술치료에 통증 호전 효과가 없고 인공관절수술 하기에는 이른 2~3기 중기 관절염 환자의 경우, 남은 치료는 인공관절 수술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중기 관절염 환자 치료에 자가골수 흡인 농축물 주사치료(BMAC)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아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사례자와 같이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망설이고 있는 중기 관절염 환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해당 주사 치료는 무릎 통증 완화 및 지속시간에서 효과가 검증된 치료로 인공관절 이전 단계에서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환자의 장골능(고관절 상단)에서 뽑은 자가골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나 유전자 변이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다. 마취나 절개 없이 진행되며 시술의 모든 과정이저 30분 내외로 짧기 때문에 환자의 심적, 신체적 부담이 적다. 1회 주사로 1~2년 정도, 개인에 따라서는 2년 이상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심한 말기 관절염으로 무릎 뼈 사이에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맞닿아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낄 정도라면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 치환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연간 430만 명이 넘었고, 전체 환자 중 84%가 60대 이상 연령으로 노인인구 10명 중 8명 이상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셈이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주사나 약물로 재생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기술의 발달과 함께 고령에도 인공관절수술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지만 그래도 본인의 관절만큼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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