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덩치키우기 멈추고 '집토끼' 돌보기 나서

지난 9월 中룽칭물류 인수 후..M&A시장 '잠잠'
당일배송, 데이터 백업센터 등 국내 서비스 구축
CJ "기업 인수 외 다각적인 성장전략 추진할 것"
  • 등록 2015-12-10 오전 8:18:03

    수정 2015-12-10 오전 8:18:03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올 한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몸집불리기에 나선 CJ대한통운(000120)이 잠시 숨을 고르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9월 중국 냉동 물류회사 룽칭물류를 인수한 이후 M&A시장에서는 조용한 행보를 보이면서 그간 미뤄둔 내부 과제를 이행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달 미얀마 국영 물류기업과 현지 합작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울러 경기도 분당에 택배 데이터 백업센터도 오픈하고 화물주-화물차주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형 물류 플랫폼 ‘헬로’ 서비스도 시작하는 등 자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 중국 물류기업 ‘스마트 카고’를 인수한 이후 최근까지 국내·외 M&A시장에서 왕성한 식욕을 보여왔다. ‘비전 2020’(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작년 매출액 4조788억원 수준에 불과한 CJ대한통운은 5년 안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올해들어 M&A 시장에서 CJ대한통운의 입찰전 참여 소식은 줄을 이었다.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지난 2월 싱가폴 물류회사 APL인수전에도 참여했으며 끈질긴 시도 끝에 룽칭물류를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동부익스프레스와 대우로지지스틱스 등 국내 물류사 예비입찰에도 참가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룽칭물류 인수 이후 국내 물류사 인수전에서 잇따라 발을 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는 택배업 진출을 예고하던 농협이 진출을 중단하면서 공격적인 M&A를 진행할 필요성이 줄어든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국에 거대 유통망을 거느린 농협이 우체국의 토요일 택배 재개소식으로 사실상 진출을 보류 중이기 때문이다.

대신 CJ대한통운은 덩치를 키우느라 소홀했던 국내 시장 돌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저가 택배에 열광하던 소비자들은 이제 서비스 자체 질로 관심이 옮겨간 상황이다. 쿠팡 로켓배송, 정기배송 등이 주목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서비스지만 CJ대한통운은 상대적으로 늦게 합류한 편이다. 또한 업계 최초로 재난에 대비한 데이터 백업센터와 오픈마켓형 물류플랫폼 헬로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며 오랜만에 ‘국내 1위 물류기업’임을 증명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앞으로 기업 M&A 외에 다양한 성장전략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사업들 모두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내용들”이라면서 “M&A 이슈가 잠잠해진 이후 그간 추진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 2020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꼭 M&A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각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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