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누적판매 800만대 돌파.. '뉴욕-LA 5번 왕복거리'

1986년 엑셀로 미국시장 최초 입성후 27년만의 대기록
'쏘나타·아반떼' 베스트셀링.. 정몽구 회장 품질경영 결실
  • 등록 2013-03-08 오전 9:31:34

    수정 2013-03-08 오전 9:32:3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27년만에 누적판매 800만대를 돌파했다. 자동차 800만대는 미국에서 베스트셀링 차종으로 자리잡은 쏘나타(전장 4820mm, 전고 1470mm)를 일렬로 늘어놓을 경우 뉴욕과 LA(약 4000km)를 약 5차례 왕복한 거리와 맞먹는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2월 미국시장에서 5만2311대를 팔아 미국에서 누적 판매실적이 803만9227대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1986년 미국에 ‘엑셀’ 차종으로 수출을 시작한 이래 27년 만에 이룬 성과다. 미국 누적판매 800만대는 현대차의 전체 해외 누적 판매 중 약 20%를 차지하고, 미국 누적판매 중 600만대 이상이 국내에서 수출된 것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올라서는데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1986년 미국으로 처음 수출을 시작한 이래로 21년만인 지난 2007년 누적판매 500만대 고지에 올랐으며, 이후 불과 6년만에 800만대 고지에 올라섰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쏘나타’로 지난 198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194만대 이상 판매됐다. 1991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191만여대가 판매돼 그 뒤를 이었다.

800만대 판매의 시작을 연 모델은 ‘엑셀’이었다. 엑셀은 판매 첫 해에만 16만대 이상 판매되며 미국 시장에서 엑셀 신화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급격한 판매증가에 따른 정비망 부족과 품질관리 미흡으로 미국 진출 초기,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심각한 결과도 초래했다.

현대차는 1999년 정몽구 회장의 취임 이후 특유의 품질 최우선 경영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이후 품질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뉴욕타임스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현대차의 품질 혁명을 ‘사람이 개를 물었다(Man Bites Dog)’거나 ‘지구는 평평하다(The Earth Flat)’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과 함께 극찬을 보냈다.

지난 2005년에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을 준공해 현지 생산·판매체계를 구축, 미국시장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 준공 당시 11개 협력업체와 동반 진출해 국내 부품 협력사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했다.

2008년과 2010년 각각 선보인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현대차의 대형차 판매 비율을 높이며,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2008년 유럽발 재정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 실직하면 차를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도록 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매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경기와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와 더불어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를 실시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75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53위에 올라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7인승 싼타페를 미국시장에 선보이며 고수익 모델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저재고·저인센티브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제값받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자동차(000270)는 미국에서 1994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래 지난 2월까지 440만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누적 판매실적은 1240만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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