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위기?…"경쟁력은 그대로인데.."

삼성전자 위기론으로 주가 하락…70만원 이하
"반도체 공급과잉, 삼성이 유도"
"완제품 사업 경쟁력도 이상無"
  • 등록 2011-08-23 오전 9:46:20

    수정 2011-08-23 오전 10:17:24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D램과 LCD 가격 하락과 완제품 수요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100만원을 넘겼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70만원 이하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부품과 완제품 사업에서 원천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반도체·LCD 공급과잉도 문제없다" 23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2일 장 마감 현재 69만1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19일 주당 100만원을 넘은 바 있다. 불과 반년 만에 주가가 거의 반 토막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배경은 최근 IT 수요 부진과 일맥상통한다. IT 수요가 부진해 완제품 판매가 줄었고 이에 따라 완제품에 탑재되는 부품의 가격도 내려간 것. 반도체와 LCD 등 주요 부품의 공급과잉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도 삼성전자에 장기적인 악재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원천적인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부품 사업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경우 현재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삼성전자가 일정부분 의도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공급과잉 현상이 장기간 지속돼도 삼성전자는 이를 버텨낼 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신규 반도체 생산 라인 착공에 이어 올해에도 D램에 대한 시설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업계에 진행되고 있는 `치킨게임`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LCD 사업의 위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로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AMOLED 사업을 진행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90% 이상의 AMOLED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D 사업의 적자 대부분을 AMOLED 사업이 견뎌내고 있다"며 "조만간 삼성전자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 "구글도 삼성과 관계 유지할 것"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이후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 역시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강력한 만큼 휴대폰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휴대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LCD)와 프로세서(반도체), 완제품(휴대폰)을 모두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12년은 AMOLED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독보적인 역량이 무선사업부와 시너지를 발휘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강점인 하드웨어가 극대화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AMOLED가 LCD에 비해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삼성전자 휴대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AMOLED 시장 확대를 불러오는 만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실적이 포함되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는 물량 면에서 구글의 최대 협력사가 됐다"며 "구글이 장기적으로 모토로라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해도 삼성전자와 거리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TV 사업의 경쟁력도 약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3D TV 기술 경쟁이 진행됐음에도 삼성전자의 3D TV 시장 2분기 점유율은 35%에 달했다"며 "프리미엄급 TV 시장에서 여전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TV 시장의 수요가 문제일 뿐 삼성전자 제품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의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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