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톺아보기]대림산업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나아졌나

유화사업부 低유가 수혜…플랜트 손실 '완충지대' 역할
미청구공사 잔액 대부분 국내분야…상대적 리스크 낮아
이란 공사 재개 기대감…자회사 대림씨엔에스 상장추진
  • 등록 2016-02-20 오전 8:40:18

    수정 2016-02-20 오전 8:40:18

대림산업 기업로고 및 주요사업부 사진(자료: 대림산업)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대림산업(000210),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곳인데요. 대림산업이 최근 실적공시도 하고 몇 가지 이슈가 있습니다. 먼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잠정실적 공시를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매출액을 보면 2.3% 증가했는데, 얼핏 보면 별로 증가하지 않은 것 같지만 이 회사가 오랜만에 매출액 플러스 성장을 기록 한 것입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1년에서 2012년으로 넘어갈 때 플러스였는데 그때가 꼭지점이었고, 이후로 2년 내리 마이너스 성장이었다가 이번에 3년 만에 플러스 성장한 것입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700억원 적자에서 작년 2650억원 흑자 전환했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 수치는 연결기준이기 때문에 종속법인을 포함한 것이고, 대림산업만 따로 놓고본 별도재무제표 영업이익은 4300억원이라고 회사 측은 발표했습니다. 사실 본인은 4300억원 벌었는데 1700억원 정도를 자식들이 까먹은 셈이죠. 재무제표는 연결·별도·개별 세 종류가 있는데 연결은 부모와 자식의 합산, 별도는 자식을 제외한 부모만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 재무제표는 합산할 종속회사가 없어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곳, 이른바 ‘싱글족’의 가계부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종속기업(지분율 50% 초과 등)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가 있다면 개별재무제표도 지분법손익이라는 항목을 통해 영업외손익으로 인식합니다. 대림산업은 부양가족이 있기 때문에 연결과 별도재무제표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주된 재무제표는 연결입니다.

대림산업 잠정실적 공시 화면(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Q: 대림산업 흑자전환 등 실적개선 배경은

대림산업은 크게 토목과 건축 그리고 플랜트라고 하는 생산라인 설비건설을 아우르는 건설쪽 사업부가 있고,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유화쪽 사업부 이렇게 크게 나뉩니다. 이 회사의 작년 실적 개선의 1등공신은 유화쪽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작년에 계속 기름값이 낮았기 때문에 이를 주원료로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의 매출원가가 싸지는 것이죠. 그래서 이익이 많이 늘었어요.

건설사업부와 유화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대략 8대2 정도 되는데, 영업이익 비중은 6대4 정도 됩니다. 그만큼 유화사업부의 이익기여도가 높은 셈이죠. 물론 주택이나 빌딩 같은 것을 짓는 건설쪽도 수익성도 많이 개선됐는데, 대림산업 실적의 진정한 효자는 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다 줬다는 의미 이상으로 일종의 실적하락을 막아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 건설·조선업체들의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는데 핵심 이유가 미청구공사라는 회계계정이 원가·진행률 조정 등으로 손실로 돌변해서 그런 것입니다. 대림산업도 이런 충격을 분명히 받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요. 다만 그것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유화가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림산업의 사업부를 토목·건축·플랜트·유화 이렇게 세부적으로 나눠서 자식들이라고 비교해보면, 예컨대 자식 네 명이 있는데 플랜트라는 셋째아들이 크게 사고를 쳐서 집안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때 유화라는 막내딸이 딱 나타나서 내가 이번에 돈을 좀 벌었으니까 셋째오빠 사고친 것을 다는 해결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는 해결해주겠다고 하는 셈이죠. 대림산업과 달리 다른 일부 건설사는 그렇게 해결해줄 자식들이 마땅치 않으니까 그대로 플랜트 손실이 여과없이 전체 손실로 반영되는 것 이구요.

Q: 대림산업의 미청구공사 리스크는 없나

대림산업의 미청구공사 잔액은 9월말 기준 1조3000원 가량인데 대부분 국내 건설·토목에 잔액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를 상대로 한 관급공사도 있을 것이구요. 미청구공사는 건설·조선업종 특성상 늘 발생하는 계정입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건설·조선사들의 미청구공사 계정이 손실로 돌변하면서 어닝쇼크의 주범이 됐던 것은 대부분 해외 특히 중동지역이고 사업형태별로는 플랜트공사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결재무제표 쓰는 7개 주요건설사 미청구공사잔액의 3분의2가 중동발입니다. 공사경험이 부족하거나, 발주처 사정 때문이거나 아무튼 원가율이 늘고 해서 손실로 잡아버린 것인데요. 국내에서의 미청구공사는 중동플랜트처럼 대규모 손실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회계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아무래도 국내는 홈그라운드이다보니까 시공경험도 풍부해서 원가율 조정이나 발주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겠죠.

이란의 주요 원유·가스시설 현황(자료:한국투자증권)


Q: 대림산업이 최근 이란 수혜주로도 많이 부각되는 이유는

이란은 인구 8000만명에 원유가 세계에서 네 번째, 천연가스는 두 번째로 많은 자원부국이고,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그동안 미국과 동맹국들의 경제제재로 투자를 원활하게 하지 못해서 병원과 학교부터 각종 공장 특히 기름 뽑아내는 정유시절 등 새로 짓거나 기존에 있던걸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자동차도 많이 낡았다고 하니까요.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건설업체들도 다시 이란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것인데요.

특히 대림산업은 우리나라 건설사 중 가장 최근까지 이란에서 공사를 했던 곳입니다. 2013년까지 했습니다. 미국 경제재재에 한국이 동참한 이후에도 공사를 했는데, 이전부터 진행중이던 것을 계속 지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공사를 마무리한 이후에도 인력을 완전히 철수시킨 것이 아니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사무소를 계속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사무소를 통해 현지의 정보도 수집하고 사람들과 네트워크도 유지 했을테니까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건설사보다 조금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Q: 자회사 대림씨엔에스의 상장 소식도 있는데

대림씨엔에스는 대림산업이 지분 70%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지난 15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대림산업 포함 특수관계인 지분이 97%이기 때문에 대림산업이 굳이 70% 지분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구주매출이라는 방식으로 지분 일부를 시장에 팔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요. 그렇게 되면 대림산업에 구주매출 대금이 들어오는 것이고, 구주매출이 없더라도 대림씨엔에스가 상장을 계기로 새로운 자금을 유치해서 회사가 좋아지면 궁극적으로 모회사인 대림산업에게도 좋은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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