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서 `서바이벌` 찍을 날 온다

투명동물·가상경제 등
구체적 과학 근거 바탕
미래의 변화 모습 제시
……………………………
미래 아이디어 80
지니 그레이엄 스콧|304쪽|미래의창
  • 등록 2011-11-11 오전 9:50:53

    수정 2011-11-11 오전 9:50:53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세기 초.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로망`은 원양 정기선을 한번 타보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세상에서 가장 큰 물체에 올라타 대서양을 건너는 일은 꿈 그 자체였다. 대서양 넘는 일이 차라리 옆 동네 방문하는 것보다 쉬워진 21세기엔 꿈도 바뀌었다. 우주다. 그런데 이 우주는 단지 여행지 개념이 아니다. 거대한 산업체다.

이런 상상은 어떤가. 가까운 미래 서른여섯 명을 수용하는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진다. 당장 가 보진 못해도 그곳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대중들이 몰릴 것이다. 방송사가 그런 호재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우주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다. 열두 명의 경쟁자들과 촬영기사, 의료진 몇 명이 꾸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탈락자가 있어야 박진감이 생기지 않겠는가. `당신은 지구로 돌아가야 합니다` 혹은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라는 진행자 멘트는 최대 하이라이트가 된다.

무모한 상상 같은가. 아니다. 과학적 근거도 충분하다. 실제 나사(NASA)가 제기한 이 가능성을 덥석 문 업체는 미국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이들은 2017년까지 해마다 15∼20차례 로켓을 쏘아올려, 정거장에 30일 머무는 데 2500만달러(약 279억원), 60일엔 3000만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미래의 변화상은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책은 그 긴장감이다.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현재의 트렌드와 묶어냈다. 미국서 사회학·비즈니스·대중문화 등 인문과 경영, 문화를 넘나드는 저술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나섰다.

그 변화들을 대략 스케치해보면 이렇다. 2009년 일본서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피부의 금붕어가 개발됐다. 해부용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비단 물고기에만 적용되진 않을 것이다.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개와 고양이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가상경제`가 현실경제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가상세계에서 가상현금이 유동하는 경제 말이다. 실제 호주 시드니에 사는 한 청년은 `엔트로피아 유니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달랑 현금 2만6500달러에 가상의 섬 하나를 구입한 후 임대수익으로 해마다 1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거다. 부작용은 파생 직업군(?). 온라인도둑이다. 가상공간에서 가상상품을 훔쳐내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기승을 부릴 거란 얘기다.

기술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묘안도 보인다. 비행기를 재활용한 집이다. 지난해 퇴역한 보잉747기를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옮겨 자연친화적인 주택으로 만든 일은 비상한 관심을 일으켰다. 비행기의 두 날개는 지붕이 됐고 꼬리는 전망대, 동체 조각은 미술 전시실이 됐다.

`좋다` `나쁘다`의 평가는 배제됐다.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자는 취지로 보인다. 비슷비슷한 미래전망서와 구분되는 점은 구체적인 논거들을 현실과학에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최근 2∼3년 동안 저자는 이슈가 된 미래예측 자료들을 모으는 일에 몰두했다.

대세는 혁신이다. 혁신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또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다. 이는 가상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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