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상은 어떤가. 가까운 미래 서른여섯 명을 수용하는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진다. 당장 가 보진 못해도 그곳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대중들이 몰릴 것이다. 방송사가 그런 호재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우주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다. 열두 명의 경쟁자들과 촬영기사, 의료진 몇 명이 꾸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탈락자가 있어야 박진감이 생기지 않겠는가. `당신은 지구로 돌아가야 합니다` 혹은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라는 진행자 멘트는 최대 하이라이트가 된다.
무모한 상상 같은가. 아니다. 과학적 근거도 충분하다. 실제 나사(NASA)가 제기한 이 가능성을 덥석 문 업체는 미국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이들은 2017년까지 해마다 15∼20차례 로켓을 쏘아올려, 정거장에 30일 머무는 데 2500만달러(약 279억원), 60일엔 3000만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미래의 변화상은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책은 그 긴장감이다.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현재의 트렌드와 묶어냈다. 미국서 사회학·비즈니스·대중문화 등 인문과 경영, 문화를 넘나드는 저술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나섰다.
`가상경제`가 현실경제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가상세계에서 가상현금이 유동하는 경제 말이다. 실제 호주 시드니에 사는 한 청년은 `엔트로피아 유니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달랑 현금 2만6500달러에 가상의 섬 하나를 구입한 후 임대수익으로 해마다 1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거다. 부작용은 파생 직업군(?). 온라인도둑이다. 가상공간에서 가상상품을 훔쳐내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기승을 부릴 거란 얘기다.
`좋다` `나쁘다`의 평가는 배제됐다.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자는 취지로 보인다. 비슷비슷한 미래전망서와 구분되는 점은 구체적인 논거들을 현실과학에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최근 2∼3년 동안 저자는 이슈가 된 미래예측 자료들을 모으는 일에 몰두했다.
대세는 혁신이다. 혁신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또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다. 이는 가상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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