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SKT는 한달에 5만5000원만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서비스와 모바일 인터넷전화, 가족형 결합상품 등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SK텔레콤의 정책이 시장 지위를 다소 높일 수 있지만, 요금 경쟁을 불러와 통신업계 전체 실적과 주가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에서는 발표된 내용이 과대 포장돼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양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50.7%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초강수 전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2~3년간 설비투자 규모가 2009년 수준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네트워크(WiFi, HSPA+, LTE 등)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가입자를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AT&T에서 발생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도입 후 통화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는 다량 이용자의 이용량 제어로 해결하기로 해 네트워크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 5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량이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월 이용요금이 5만5000원 이하인 스마트폰 가입자를 5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정우 현대증권 연구원도 "와이파이(Wi-Fi)망 중심의 유무선 통합망으로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에서 우위를 보인 KT(030200)와 망 경쟁력 격차를 줄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SKT에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가 활성화 돼 무선 테더링이 가능한 갤럭시S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여러 모바일 기기를 보유한 사람에게는 이번 SKT의 정책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갤럭시S가 집중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요금 경쟁을 유발해 통신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권정우 연구원은 "경쟁사의 아이폰4G가 이달 말 출시되면 3분기에도 가입자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둔화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종인 연구원도 "유무선 결합을 통한 유선통신 요금 할인, 모바일 인터넷전화 도입으로 유선전화 시장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계인 UBS증권은 통신사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SK텔레콤이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는 보이는 것만큼 파격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무제한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한달에 5만5000원 이상 요금을 내는 가입자에게만 제공되고, 가입자가 하루에 특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서비스 질을 컨트롤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무제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UBS는 "한국 통신주에 대한 결론은 간단하다"며 "회사들은 여전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하고 있고, 이제는 요금 쪽으로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SKT의 요금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SKT가 발표한 내용은 표면적으로 소비자에게는 파격적이고, 투자자에게는 우려감을 주는 내용이지만 세부 적용 조건 등을 감안할 때 통신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판단에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와 관련,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이 무제한으로 제공한다해도 3G보다는 속도가 빠른 와이파이(Wi-Fi)를 선호하는 분위기이고, 굳이 무제한이 아니더라도 500MB면 충분한 상황이기 이동 유인이 별로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동준 유진증권 연구원도 "SKT의 신규 요금 및 서비스의 실제 영향은 적고, 내용도 사실상 조삼모사 성격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 심리 악화로 과도하게 하락한 KT, SK브로드밴드 중심으로 주식을 살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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