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달러당 1115원, 강해진 당국 개입 경계감

22일 NDF 1114.5/1115.5원…3.15원↓
  • 등록 2017-05-23 오전 8:21:37

    수정 2017-05-23 오전 8:30:5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3일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1115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달러당 1115원선은 견고했다. 달러화 약세에 누그러진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더해지며 역외에선 달러를 팔고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2900억원(코스피 기준) 가까이 사들였지만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정유사 등 수입업체가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려는 결제수요를 낸 영향도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가능성을 의식했다. 장 초반부터 8원 넘게 하락 출발했는데도 낙폭을 더 키우진 못했다는 것. 장중 달러당 1114.9원을 찍고 바로 올라온 건 그만큼 달러당 1115원을 지지하는 힘이 강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여기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쪽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거의 처음으로 미세조정이 나타났다는 점에서다. A은행 외환딜러는 “달러당 1115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캔들 이후 더욱 방향성을 찾기 어려워진 데다 이번 미세조정이 ‘보이지 않는’ 하단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단순한 속도 조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B은행 외환딜러는 “달러당 1115원대는 원·달러 환율이 내려올 만큼 내려왔다는 인식이 있어서 저가에 달러를 사들이려는 매수세가 나온다”며 “수입업체 등에서 결제수요가 유입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C은행 외환딜러는 “원·엔 환율이 1000원 부근에서 움직이면서 원화를 사고 엔화를 파는 원·엔 플레이가 나타났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시장 참가자 상당수는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랐던 탓에 나왔던 속도 조절에 더 우위를 두곤 있지만, 공통적 판단은 “다시 살아난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었다. D은행 외환딜러는 “트럼프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강하긴 하지만 당국 경계감이 있다보니 환율 낙폭이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밤새에도 달러화 약세가 진행됐지만 당국의 개입 경계감 속에 이날 원·달러 환율 흐름은 제한될 수 있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비 0.15% 내린 96.998로 97대가 깨졌다. 2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회의를 앞두고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인 이라크가 감산 연장에 합류키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르는 등 위험자산 선호(risk-on) 분위기가 형성된 때문이다. 뉴욕증시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키로 했다는 소식에 방산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에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1개월물의 최종 호가는 1115.00원으로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118.60원 대비 3.15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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