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에 `중국 1위` 내준 삼성…`톱3`서도 밀려날 판

삼성, 2Q에만 6%P 점유율 추락..샤오미에 추월
레노보-유롱 등 턱밑까지..중저가 라인업 강화할듯
  • 등록 2014-08-05 오전 9:08:56

    수정 2014-08-05 오전 10:04:0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시장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005930)가 샤오미(小米)를 위시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총공세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추세대로라면 판매량 ‘톱3’(Top3)에서도 밀려날 판이다.

2분기중 주요 스마트폰 업체별 중국시장 점유율
◇ ‘샤오미에 밀리고 레노보에 좇기고’

비즈니스위크는 4일(현지시간)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카날리스(Canalys)의 데이터를 인용, 샤오미가 지난 2분기(4~6월)중 중국시장에서 총 1499만1570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앞선 1분기에 10.7%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던 샤오미는 중국시장 판매량에서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반면 지난 2012년부터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중 1322만8430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점유율 12%로 2위로 주저 앉았다. 삼성의 점유율은 1분기 18.3%에서 석 달새 6%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지난 2010년 4월 설립된 샤오미가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샤오미 외에도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협공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실제 2분기중 레노보와 ‘쿨패드’를 만드는 유롱(Yulong)이 간발의 차이로 점유율 12%를 기록해 3~4위를 기록했고, 화웨이가 11%를 기록하는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레노보는 1302만5780대를 팔았고, 유롱은 1227만120대, 화웨이는 1186만210대를 판매했다.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이들 모두 삼성을 앞지를 수 있는 사정권 내에 있다.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에서 판매가 크게 부진해지자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중 전세계 시장에서 7450만대를 팔아 전년동기의 7600만대보다 150만대 가량 줄었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역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장점유율도 32.6%에서 25.2%로 7.4%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는 총 5100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7.3%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2650만대에서 1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 삼성, 중저가 라인업 강화할듯

샤오미는 삼성전자 못지 않은 탁월한 제품 성능에 경쟁력높은 가격까지 갖춰 중국시장을 발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징웬 왕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샤오미의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레드미(紅米)’와 ‘레드미 1S’, ‘레드미 노트’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를 앞섰다”며 “최고사양의 제품들을 공격적인 가격 수준으로 제공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500달러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반면 샤오미의 ‘레드미’ 시리즈는 통신사 보조금 없이 구입해도 113달러에 불과하다.

특히 샤오미는 구글 출신인 휴고 바라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하반기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 등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크게 갉아먹을 수 있다. 올해 판매 목표량은 6000만대다.

이날 홍콩 시장 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도 2분기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의 점유율이 16.6%를 기록해 14.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제쳤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삼성이 여전히 25.3%로 1위를 지켰다.

IT 전문 조사기관인 IDC는 “삼성전자가 아직은 중국 업체보다 브랜드 인지도나 이미지에서 우위에 있지만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기술력을 확대하는 등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닐 모스턴 SA 상임이사 역시 “삼성전자는 최고급 시장에서는 애플과, 보급형 시장에서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 첨예한 경쟁을 지속해왔다”며 삼성전자가 힘든 경쟁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중국 업체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도 애플의 반격이 거세다. 삼성이 중국 업체들에게 혼쭐난 2분기중 애플은 오히려 중국에서 58%에 이르는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아이폰5S’와 ‘아이폰5C’으로 고급형과 보급형을 모두 공략한데다 오는 9월중에는 스크린 크기를 키운 ‘아이폰6’를 출시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의 고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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