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지난달 산업 지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생산과 소비가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고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관련 지표가 작성된 이래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통계청은 이후 발표할 3~4월 지표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선언 등의 영향이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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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해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부품 수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이 27.8% 줄면서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3.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18.1%) 같은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월에 이어 소비 역시 크게 줄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감소해 생산과 마찬가지로 2011년 2월(7.0%)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품목별로는 의복 등 준내구재가 17.7%, 승용차 등 내구재가 7.5%,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0.6%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4.8%, 건설기성은 3.4%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 1월(0.7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청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현재 경기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작성에 쓰는 구성지표들은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 변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며 “2월 통계에 반영된 2월 경기심리지수보다 3월 경기심리지수가 더 많이 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구성지표들이 현재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월 지표가 바닥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안 심의관은 “2월 지표는 감염예방 차원에서 국내 소비패턴이 바뀐 것이 주로 반영됐는데 지난 10일에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세계적 확산 추세는 3월 이후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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