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퀄컴칩 기반으로 개발한 ‘차량용 5G 통신모듈’.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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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LG이노텍(011070)이 4G LTE 대비 반응속도가 50배 가량 빠르고 신용카드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 초소형 5G(5세대 이동통신) 차량용 통신모듈을 선보였다.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5G 퀄컴칩 기반 차량용 통신모듈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퀄컴칩을 사용한 ‘차량용 5G 통신모듈’을 실제 차량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한 건 LG이노텍이 처음이다. 이 모듈은 5G 이동통신 기술로 차량과 기지국간에 데이터를 송·수신하며 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통신칩과 메모리, RF(무선주파수)회로 등을 결합한 모듈 형태로 주로 차량 내부나 루프 쪽 차량통신 기기에 장착된다. 이 모듈을 적용하면 △실시간 도로 정보 공유 △정밀 위치 측정 △V2X(Vehicle-to-Everything·차량과 사물간 통신) △대용량 데이터 전송 등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기능이 확보되는 것이다.
차량용 통신모듈 탑재량은 커넥티드카의 판매량과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2015년 2400만대였던 글로벌 커넥티드카 판매량은 2023년에는 72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인해 관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인 5G 통신모듈 개발에 주력해왔다. 특히 5G 통신칩 시장을 이끌고 있는 퀄컴칩(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5G 플랫폼) 기반 제품으로 차량통신 부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5G 기술은 고주파 대역을 사용해 4G LTE 대비 신호손실이 크고 고용량 데이터 전송으로 인한 발열이 많아 차량 통신모듈에 적용이 어려웠다.
LG이노텍은 RF 회로설계 및 초정밀·고집적 모듈화 기술, 열에 강한 신소재 적용 등을 통해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모듈은 응답시간(데이터가 차량과 기지국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0.001초로 LTE 모듈 대비 ‘수십분의 1’ 수준으로 빠르다. 예를 들어 시속 100km(초당 약 28m 이동)로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장애물을 감지해 긴급 정지해야 하는 경우, LTE 모듈의 응답시간이 0.05초라면 차량은 약 1.4m를 이동한 후에야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반면 5G 모듈의 응답시간은 LTE 모듈의 ‘50분의 1’ 수준인 0.001초로 차량이 2.8cm 움직인 후 곧바로 제동에 들어간다. 그만큼 장애물에 부딪힐 가능성이 낮아진다.
LG이노텍은 모듈의 내열성도 강화했다. 5G 특징인 높은 발열과 차량 루프의 직사광선에도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온도변화에 덜 민감한 플라스틱 계열의 신소재를 사용하고 소재의 경화 및 도포 과정에서 새로운 공법을 적용했다. 모듈 크기도 신용카드 절반 크기로 40mm(가로)×50mm(세로)×3.5mm(두께)로 차량 내·외부 모두 장착하기 쉽다.
LG이노텍은 이 모듈을 통해 차세대 차량용 통신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 부품사 대상의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량용 5G 통신모듈 개발로 완성차 업체는 완전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운전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여 나가겠다”고 말했다.